한국당 '인적쇄신' 승부수...실효성은?

머니투데이 김하늬 , 백지수 기자 2018.12.1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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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현역 '물갈이 대상' 21명중 16명이 기소 · 불출마선언…일부 "공천 영향력 없을 것" 일침도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조강특위 회의가 열리고 있는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2018.12.15/뉴스1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조강특위 회의가 열리고 있는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2018.12.15/뉴스1


자유한국당이 2년전 총선 공천파동부터 최순실 사태 및 국정실패, 그리고 분당과 대선 참패의 책임을 묻는 대규모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현역의원 21명이 포함돼 내년초 전당대회를 비롯한 2020년 총선 판도를 가를 변수로 전망된다.

한국당 조직강화특위는 전날인 15일 당원권 정지 등으로 인해 현재 당협위원장이 아닌 김무성·원유철·최경환·김재원·이우현·엄용수 등 현역 6명에 대해 당협위원장 공모 대상에서 배제키로 했다. 또 지난 10월 당협위원장 총사퇴 직전까지 직책을 맡았던 김정훈·홍문종·권성동·김용태·윤상현·이군현·이종구·황영철·홍일표·홍문표·이완영·이은재·곽상도·윤상직·정종섭 등 15명의 현역의원은 이번에 박탈했다. 계파별로 나누면 친박계 12명, 비박계 9명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21명 현역의원 중 수감중인 최경환 의원을 비롯해 검찰 기소돼 재판중이거나 1심 유죄를 선고받은 11명과 이미 불출마선언을 한 김무성, 윤상직, 정종섭, 김정훈 의원을 제외하면 실질 교체 대상은 6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준표 대표 체제였던 지난해 12월에는 62명이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했지만 현역 의원은 서청원, 유기준 등 4명이었다.

지금 당장 당협위원장 후보군에서 배제된다 해도 2020년 총선을 일년 넘게 앞두고 2월 전당대회 당권의 향배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우선 지켜보자'는 분위기도 한국당 의원들 기저에 깔려있다. 선거구별 당원협의회의 책임자인 당협위원장은 기초·광역선거 후보자 추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국회의원 선거 공천에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올해 초 치렀고, 21대 총선은 불과 1년여 밖에 안남아있다보니 '현역 배지'가 우세할 수 밖에 없다는 계산에서다.



한국당 당헌 당규에 따르면 당협위원장은 당 대표 선거 시 필요한 선거인단의 일부를 추천하는 권한을 갖는다. 하지만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협위원장 교체와 전당대회를 위한 대의원 구성 등의 과정에서 당협 추천 의결 당원 또는 소속 국회의원이 추천한 당원 가능성이 있기때문이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의원을 임명할 수 있는 당협위원장자리가 1월 중후반까지 공석일 경우 결국 '자기 사람' 꽂기엔 현직 국회의원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 계파를 위한 당협위원장 임명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전주혜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경과 설명을 하고 있다. 2018.12.14.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전주혜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경과 설명을 하고 있다. 2018.12.14. [email protected]
공천권도 같은 맥락이다. 당협위원장이 공천에서 유리하다지만 무조건 공천을 받는 것도 아니다. 또 무소속 출마로 당선된 후 복당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공천에서 '컷오프' 당했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유승민, 장제원, 주호영, 안상수, 윤상현, 강길부, 이철규 의원 등은 2개월만에 복당했다.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20대 총선 결과 과반 의석에 실패하자 "통합과 정권 재창출을 위함"이라며 무더기 복당신청을 받은 바 있다.


한국당의 한 다선 의원은 "(조강특위 발표는)공천에도 전혀 영향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전당대회에 영향은 있을텐데 방향성은 짐작하기 어렵다"는 관전평을 내놨다. 그는 "대여 투쟁도 해야하고 원내에서 일 해야하는데… 이러면 안맞다. (오히려) 사기를 떨어트리는 부분이 있다"며 "비대위원장에게 처음부터 이런 권한을 줬는지. 일시적으로 당을 운영하는 거고, 전당대회 준비만으로 힘들텐데...좋게 안보고 있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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