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해도 외롭다면…"'단절'로 인한 '마음의 병' 때문입니다"

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2018.12.14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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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물어봐줘서 고마워요'…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내 마음속 우울에 대하여

SNS를 해도 외롭다면…"'단절'로 인한 '마음의 병' 때문입니다"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라고 부르면서도 '뇌 속 호르몬 불균형' 때문이라며 약으로 치료를 시도한다. 하지만 약만으로는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방증하듯 우리 사회에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가 많다.

매년 성인 10명 중 1명 이상은 우울감을 경험하고 100명 중 5명은 자살에 대한 생각 등이 2주 이상 지속되는 주요우울장애를 살면서 한 번이라도 겪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찾는 발걸음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다.



세계적 르포 전문기자이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도 10대 시절부터 10년 넘게 우울증 약을 먹어왔지만 우울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 그는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이 자신과 같이 우울하고 불안해하는 이유를 추적하기 위해 3년 넘는 기간에 약 6만5000㎞의 여정을 소화하며 200여명을 만나 인터뷰했다.

저자는 우울증을 연구하는 세계적 정신의학자, 심리학자, 저명한 사회과학자뿐만 아니라 심각한 수준의 우울과 불안을 겪은 후 회복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계속되는 '마음의 병'은 '단절'에 기인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는 의미 있는 일로부터, 타인과, 자연과, 안정된 미래로부터 '단절'이 원인임을 꼬집으며 정신건강보다 '정서건강'에 주목할 것을 주장했다.



이 책에 나오는 단절된 사람들은 현대 사회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유형이다. 지금 하는 일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비싸고 좋은 물건을 사는 것만이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믿는 사람, 3년 후 자신의 모습을 조금도 상상할 수 없는 사람 등의 사례를 통해 현대인들의 우울과 소외를 날카롭게 분석했다.

저자는 우울과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개인에게만 책임을 돌려온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마음의 병'이 개인에게서 비롯된 게 아니라면 집단이 함께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주변의 상처받은 사람들을 돌아보고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단절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연결됐지만 외로움을 호소하는 현대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힐러리 클린턴, 엘튼 존, 엠마 톰슨 등 진보적 유명인사들이 추천해 더욱 눈길을 끈다.


◇물어봐줘서 고마워요=요한 하리 지음, 김문주 옮김, 쌤앤파커스 펴냄, 424쪽/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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