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남자친구'에 등장한 나태주 시인의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사진 출처=방송 화면 캡처
드라마에 적절히 녹아든 덕분일까. 이 책은 영풍문고 집계기준 12월 첫 주 종합 베스트셀러 19위에 올랐다. 2015년 출간된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시인 나태주의 시 가운데 블로그나 트위터에 자주 오르내리는 시들만 모아 엮은 책이다. 출간 3년이 지나 베스트셀러 순위를 역주행한 것은 출판시장에 미치는 '미디어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방증한다.
14년 전 출간된 시집 판매량이 드라마에 노출된 뒤 방송 직후 4일간 12배 뛰기도 했다. 올초 방영된 SBS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에 등장한 나희덕 시인의 시집 '그곳이 멀지 않다'의 한 구절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다.
'2017년 국민도서실태조사'(성인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인터넷, 베스트셀러 목록, TV, 유명인 추천에 따라 책을 산다는 경우가 30%를 넘었다. /자료 제공=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셀러 현상이 계속되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책을 선택할 때 주로 어떤 정보를 이용하느냐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성인 기준)에 따르면 책을 살 때 '본인이 직접 선택한다'고 답한 이들은 29.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인터넷 15.3% △TV나 라디오 7.9% △베스트셀러 목록 7.7% △유명인 및 전문가의 추천 4.9%도 적지 않은 비율을 기록했다.
프로그램의 내용상 필요할 경우 책이 등장하는 것은 문제가 안되지만 자칫 홍보효과만 부각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출판시장에 PPL 협찬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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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셀러가 침체된 출판계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사실이나 자생력을 잃게 할 수도 있다"며 "책 PPL의 경우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부 대형 출판사만 가능한 구조"라고 우려했다. 이어 "하지만 파급력이 큰 만큼 이 같은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