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안 올린다? 연준, 금리인상 감속 관측 ↑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12.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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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금리 내리고, 시장은 달러 약세에 베팅
연준 '비둘기' 목소리 커져…월가, 인상전망 낮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농촌주택콘퍼런스에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다고 가 진단하며 “특히 노동시장이 많은 지표상 매우 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농촌주택콘퍼런스에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다고 가 진단하며 “특히 노동시장이 많은 지표상 매우 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일 것이란 관측이 계속 제기된다.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조짐이 뚜렷하고, 나 홀로 호황이던 미국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져서다. 연준이 올해 12월을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을 당분간 멈출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월가의 유명 투자자 폴 튜더 존스는 10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원자재 상품 가격 하락이 경제 성장을 위협하고,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을 주고 있다"면서 연준이 내년 정책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면화 선물 거래로 시작해 자신의 이름을 딴 투자회사를 설립한 존스는 "세계가 현재 거대한 신용 거품 위에 앉아 있는 것 같다"면서 "드러나지 않은 부정적 충격을 과소평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세계 경제가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으며, 이에 제대로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존스처럼 극단적인 주장은 아니지만, 월가는 이미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작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불과 한 달 전까지 내년 네 차례 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했던 세계 최대 투자회사 골드만삭스는 오는 18~1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정책금리 목표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내년 3월 인상 가능성은 50% 미만으로 평가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3월 초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면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치우스는 또 "이달 FOMC 점도표(연준 위원들이 생각하는 적정 금리 범위표)의 중간값이 내년 세 차례 인상에서 두 차례로 줄어든다면 내년 3월에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미국 경제는 내년에도 추세보다 더 성장하고, 실업률도 연준의 장기 전망을 밑돌 것"이라며 "임금과 물가도 오르면서 '폭풍'은 지나가고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연준 내에서도 비둘기파적(금리 인상 반대) 목소리가 연이어 흘러나왔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날 자신을 '가장 비둘기파적 연준 위원'이라고 부르며 "연준이 이달 금리 인상을 내년 1월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달 FOMC에서 금리를 올리면 미 국채 수익률 곡선(장단기 금리 차)이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너무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지는 이상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다. 불러드 총재는 "금리 인상을 미루면 FOMC는 금융시장을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고, 소비지출과 올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온건 매파(금리 인상 찬성)로 분류되는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도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연설에서 "미국 경제 기초가 강하며 점진적 금리 인상이 현재로서는 여전히 적절하다"면서도 "이런 접근 방식은 '단기적'으로 적절하며 앞으로는 경제 상황의 전개에 더욱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9월에는 앞으로 '1~2년'에 걸쳐 점진적 금리 인상의 지속이 적절하다고 발언했으나, 이를 '단기적'으로 바꾸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감속 전망을 발 빠르게 반영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일주일 전보다 10%포인트 낮은 69%로 추산했다. 유로/달러 선물의 올해 12월물과 내년 12월물 스프레드(금리차)는 지난 10월 초 약 60bp(1bp=0.01%)에서 이달 현재 8bp 수준으로 축소됐다. 금리 인상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선물시장이 달러 가치를 낮췄다는 의미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지난 7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84%로 지난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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