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통 4사도 '화웨이' 안 쓴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인턴기자 2018.12.1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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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조달 관련 규정 개정한 정부 방침 따라 5G에 화웨이·ZTE 안 쓰기로

화웨이 로고. /AFPBBNews=뉴스1화웨이 로고. /AFPBBNews=뉴스1


일본 정부가 정부부처의 정보통신기술(ICT) 기기 조달 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품을 사실상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의 주요 이동통신 4사도 정부 방침을 따르기로 했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에 이어 일본까지 '화웨이 보이콧'에 동참하면서 중국기업 통신장비 배제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일본 전 부처의 관방장관들은 ICT 기기의 공공 조달에 관한 새로운 지침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각 정부 부처가 ICT 기기를 조달할 때는 국가 안보·치안 관련 업무수행, 기밀정보와 대량의 개인정보 취급 가능 여부, 기반 시스템, 운영 경비 등을 종합 평가해 낙찰자를 결정한다. 기존에는 가격에 따라 조달 제품을 정하는 일반 낙찰 방식을 활용해왔다.



바뀐 지침은 내년 4월부터 새로 조달될 제품에 적용되지만 일본 정부는 이미 사용중인 기기라고 해도 보안상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교체할 방침이다. 대상 물품은 컴퓨터, 스마트폰, 프린터, USB, 소프트웨어, 통신회선설비, 서버 장치 등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새 지침이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특정 업체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화웨이와 ZTE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새 지침이 발표되자 일본의 주요 이동통신 4사는 기지국 등에 화웨이와 ZTE 제품을 쓰지 않기로 했다. 내년 3월 있을 5G용 주파수 할당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는 이통사들이 중국 제품의 사용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와 NTT도코모는 그간 화웨이와 함께 5G 통신 실험을 진행해왔으나 상용화 단계에서는 일본 정부 방침에 따라 화웨이를 쓰지 않을 방침이다. 일본 이통사 중 유일하게 현행 4G에서 화웨이와 ZTE 제품을 사용 중인 소프트뱅크는 이를 미국과 유럽 등 다른 업체 제품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KDDI 역시 5G 사업에서 중국 제품 사용을 보류할 것이라며 거리를 뒀다.

내년 10월에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하는 전자상거래 기업 라쿠텐도 중국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라쿠텐은 4G 이통설비에도 핀란드 노키아 등을 사용할 계획이다.


미국은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화웨이와 ZTE 제품의 정부기관 조달을 금지하고, 일본 등 동맹국들에도 이에 동참할 것을 요구해왔다. 결국 지난 8월 호주가 화웨이 제품 사용 금지를 결정했고 지난달 말엔 뉴질랜드 정부도 동참했다. 이번에 일본의 합류로 미 동맹국 중 화웨이를 퇴출한 국가는 총 3곳으로 늘어났다.

중국은 거세게 반발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1일 사평에서 "이러한 결정이 일본에 큰 손실이 될 것"이라며 "미국을 따르기 위해 중일 협력을 포기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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