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직접 찾아 '고민 콘서트'..작은 고백엽서의 큰 위로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8.12.1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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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짝꿍]<7>-①현대해상 '아주 사소한 고백'

사진=현대해상사진=현대해상


청소년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고민이 많다. 성적이나 진로 문제, 선생님이나 친구들과의 관계, 부모님과의 갈등 등 크고 작은 고민과 상처가 많지만 소통할 기회도, 말할 사람도 찾기 어렵다.

이런 청소년들의 마음 속 고민을 털어놓을 통로를 마련해 주고자 기획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아주 사소한 고백’(이하 아사고)이다. 현대해상이 교육부, (재)푸른나무청예단(이하 청예단)과 함께 2012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찾아가서 소통하는 아사고 콘서트=지난 7월 성남의 한 고등학교 강당에서 500명의 학생들과 교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학생들이 직접 쓴 고백엽서 속 사연들로 꾸며지는 아사고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겪었던 적응 문제, 예민한 시기인 고3 수험생 언니와의 잦은 다툼에 대한 미안함과 애틋함 등 솔직하고 다양한 사연을 담은 고백엽서가 소개돼 많은 학생의 공감을 얻었다. 또 사연자의 아버지가 콘서트 무대에 깜짝 출연해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며 진로를 고민하는 자녀에게 격려 메시지를 전하는 이벤트도 펼쳐졌다.



이어 개그우먼 박지선씨가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강연을 진행했고 가수 아웃사이더의 공연이 펼쳐져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콘서트가 마무리됐다.
아사고 토크콘서트는 지난 2012년부터 5월부터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며 총 24회 열렸다. 경기 여강고등학교, 부천 상일중학교, 경기 효성고등학교, 서울 세일중학교, 안양 양명고등학교 등을 돌며 총 약 1만여명 대상으로 소통과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아사고는 특히 고백엽서를 아동∙청소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공간 혹은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는 매개체로 활용하도록 배포하고 있다. 고백엽서는 '내가 OO에게 듣고/하고 싶은 이야기는 OO이다’ 로 시작되는 한 장의 작은 엽서다. 올해는 모바일로 간단히 작성할 수 있는 고백엽서 사이트도 개설할 예정이다.

한해 동안 우편을 통해 접수되거나 청예단이 직접 수거한 고백엽서의 양은 1만여장에 이른다. 수집된 엽서를 통해 살펴 본 청소년들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은 ‘괜찮아’, ‘잘했어’, ‘믿는다’와 같은 칭찬하고 인정해주는 말이었다.


사진=현대해상사진=현대해상


◇체험하고 교류하는 아사고=아사고는 체험교실도 운용한다. 아사고 강사들이 일선 중∙고교 학급에 찾아가서 진행하는 소통강화 및 학교폭력예방 교육이다. 수업 시간에는 고백엽서를 직접 써보는 시간이 반드시 포함된다. 또 역할극을 통해 학교 내 따돌림의 피해자, 가해자 또는 방관자가 되는 상황을 연출해보고 서로의 느낌과 생각을 공유하기도 한다.

지난해 이미 20여개 중∙고등학교에서 60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이 진행되면서 입소문을 탔다. 디지털기기가 대중화되며 사이버 공간에서의 언어폭력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현대해상은 지난해부터 서울지역 일선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바른 말풍선’이라는 사이버 언어폭력 예방 교실도 운영 중이다.

아사고 동아리도 눈에 띈다. 학교 내 소모임인 동아리 학생들이 교내에서 직접 아사고의 소통 문화 조성 및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사고 동아리로 활동한 내용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며 봉사활동 시간도 인정받을 수 있다.

지난해에는 전국 20개 중고교의 아사고 동아리가 고백엽서 쓰기 시간을 갖고 이를 전달하는 행사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나누는 계기를 마련했다. 올해는 학교 폭력 예방 관련 UCC(사용자제작콘텐츠) 제작과 교내 방송을 활용해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프로그램인 '고백 라디오'를 진행하며 학생들의 소통문화를 조성했다.

박윤정 현대해상 상무는 “현대해상의 사회공헌은 단기적인 성과 보다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목표"라며 "특히 미래사회의 주역인 아동·청소년들이 신체뿐만 아니라 인성적으로도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동,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 지원 '소녀, 달리다'=현대해상은 아주 사소한 고백뿐 아니라 달리기를 매개로 운동량이 적은 여학생들이 건강한 신체와 인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소녀, 달리다'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 체육이 학생들의 체력 증진은 물론 협동심, 배려심을 키우고 인성과 학업능력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착안해 기획됐다.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진들의 도움으로 초등학교 여학생들의 신체와 인성 발달에 맞춰 개발됐다.

매년 50개 초등학교, 약 1000여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으며 학교별로 참여를 희망한 3~6학년 여학생 40여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주 2회씩 방과후 수업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수업 내용은 코치가 표현하는 감정과 일치하는 감정 카드를 찾아오는 ‘감정 이해하기’, 감정 시나리오를 읽고 운동장을 한 바퀴 돌면서 어떻게 대처할지를 고민하는 ‘감정 다스리기’ 등 달리기를 접목한 인성교육으로 운영된다.

또 매 학기 수업 말미에 운영되는 ‘달리기 축제’는 ‘소녀, 달리다’의 꽃으로 4.21km를 완주하며 수업을 통해 길러진 체력을 확인하고 소녀들이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도록 하고 있다. 달리기뿐만 아니라 완주 인원당 1만원씩 아프리카 소녀들에게 기부 되도록 해 달리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사회공헌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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