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체포 '진실게임', 왜 트럼프 혼자 몰랐나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8.12.0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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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은 화웨이 체포 알고도 무역협상장 들어가 휴전 제의…트럼프 대통령, 몰랐다면 행정부내 균열 의미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지난 1일은 1만1000km 떨어진 두 나라에서 각각 '휴전'과 '전쟁 선포'가 동시에 일어난 날이었다.

이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무역분쟁 '휴전'에 합의했다. 저멀리 캐나다 벤쿠버에서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CFO(최고재무책임자)이자 창업주의 딸 멍완저우가 공항에서 미국측에 요청에 의해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 6일 이같은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시장이 요동쳤다. 증시는 급락했고, 무역분쟁이 험난한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했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캐나다는 정치적 상황에 개입했다는 이 유로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멍완저우 같은 저명한 인사의 체포 작전에는 많은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이 휴전 선언을 한 날 이전부터 사전에 이를 보고받았을 것이다. '휴전'과 '전쟁 선포'와 같은 일이 동시에 벌어진 아이러니에 각국 정상들이 이를 사전에 알고 진행한건지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시진핑 주석은 협상에 들어가진 돌발 체포 소식을 알았다고 7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미중 무역협상이라는 거사를 앞두고 이 같은 문제를 묵인한 채 협상장에 들어갔다고 한다. 체포 작전을 수행한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사전에 보고를 받아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정치적 개입 없이 사법당국이 독립적으로 행한 것"이라고 답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체포 소식을 몰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6일 NPR과의 인터뷰에서 체포 사실을 대통령이 미리 알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모른다"면서도 "우리는 하나하나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는다"며 보고를 하지 않아 대통령이 몰랐을 것이라고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이미 미 법무부의 보고로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체포 작전을 사전에 알았는지 몰랐는지 여부는 향후 미국과 중국간 협상이 어떻게 뻗어나갈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인지했다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90일안에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중국측의 적극적인 조처를 촉구하는 행동일 수 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몰랐다면 트럼프 행정부 내 균열이 발생했다는 의미가 된다. 이로인해 양국간 협상이 험로에 빠지고 차세대 기술 개발을 둘러싼 더 심한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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