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도 90%할인" 불황형 매장에 열올리는 백화점들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18.12.0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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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프라이스 스토어 확대 나서, 재고상품 직매입해 아울렛보다 저렴하게 판매해 인기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문을 연 오프프라이스스토어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1호점/사진=신세계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문을 연 오프프라이스스토어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1호점/사진=신세계


백화점 업계가 불황형 매장인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off price store, 이하 OPS)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스타필드 고양에 이어 오는 6일 부산 센텀시티에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 두 번째 매장을 열고, 롯데백화점 역시 같은날 문을 여는 기흥 프리미엄 아울렛에 '탑스리빙'을 오픈하는 것이다.

OPS는 저성장 시대 불황형 소비에 부합하는 오프라인 유통모델이다. 2000년대 초반 경기불황기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노드스트롬의 ‘랙’, 삭스피프스애비뉴의 ‘오프피프스’, 니만마커스의 ‘라스트콜’ 등 주요 백화점 업체가 점포를 열었다. 현재 미국에서 3000여개가 넘는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기존 백화점은 일부 직매입 편집숍을 제외하면 대부분 외부업체들을 입점시켜 임대료나 판매수수료를 받는 모델이다. 반면 OPS는 유명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백화점이 매입해 대폭 할인판매하고 직접 재고도 관리한다. 고객응대 역시 재고 요청시 등으로 최소화한다. 이 같은 구조 때문에 고가 백화점 상품을 최대 90%가량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 백화점 업계는 성장둔화에 빠지면서 최근 OPS 매장을 늘리고 있다. 신세계가 부산 센텀시티몰 지하 2층에 300여평(912.4㎡) 규모로 여는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2호점은 해외 유명브랜드부터 패션, 생활 등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상품을 최대 9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신세계가 직매입하는 글로벌 패션 편집숍인 분더샵과 델라라나 등 PB(자체 브랜드)상품을 비롯해, 무스너클, 파라점퍼스, 맥케이지 등 럭셔리 패딩 브랜드를 선보인다. 리빙토털 브랜드인 까사미아와 여행 용품, 생활 소품 등을 포함해 총 100여개 브랜드의 이월상품도 하나의 매장 안에서 편집숍 형태로 판매한다.

신세계는 지난해 선보인 팩토리 스토어 1호점이 성공리에 안착하자 추가오픈을 결정했고 이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그룹 인사에서 팩토리스토어 담당 사업조직과 임원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 패션연구소 이정욱 상무는 "도심 한가운데서 유명 브랜드의 인기 상품을 최대 9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선보이고 패션 이외에도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품목까지 접목시킨 만큼 많은 고객들이 몰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이 기흥 아울렛에 문을 여는 탑스리빙/사진=롯데백화점롯데백화점이 기흥 아울렛에 문을 여는 탑스리빙/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역시 6일 오픈하는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용인점 1층에 OPS 매장으로 리빙상품군을 함께 취급하는 '탑스리빙'을 처음으로 문연다. 롯데는 아울렛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찌, 버버리, 발렌시아가 등 명품의류 외에도 테이블웨이·침구류 등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영업면적은 330㎡(100평) 규모로 리빙상품 비중은 40%가량이며 입점 브랜드는 70여개다. 독일명품식기인 ‘빌레로이앤보흐’, 영국 프리미엄 식기 ‘로얄알버트’와 ‘포트메리온’, 스웨덴 황실 도자기 ‘로스트란드’, ‘켈빈클라인 홈’과 ‘랄프로렌 홈’ 등 리빙 브랜드를 시중보다 40%~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롯데측은 탑스메종이라는 PB 침구류와 테이블웨어도 함께 출시한다.

롯데백화점은 2010년 탑스 1호점을 오픈한 이래 현재 31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특히 탑스전담팀을 통해 시즌과 무관하게 100% 해외직매입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탑스 매장을 백화점과 아울렛 전 매장에 입점시킬 방침이며 오는 2020년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백화점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저성장기기 시작돼 신규점포 확장에 한계가 있다"면서 "해외직소싱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고 가격경쟁력을 높여 고객들의 발길을 잡기위해 OPS 매장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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