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돈 더 받고 나가달라"…삼성重 희망퇴직 '읍소'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8.11.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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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까지 근속 7년 이상 생산직 희망퇴직 접수…위로금 늘려 인건비 절감 안간힘

[단독]"돈 더 받고 나가달라"…삼성重 희망퇴직 '읍소'


'적자 늪과 일감 절벽'에 빠진 삼성중공업 (9,850원 ▲380 +4.01%)이 인건비(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희망퇴직 위로금을 더 주고 한 명의 희망퇴직자라도 더 받겠다는 복안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19일부터 3주간 생산직 대상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대상은 근속 7년 이상으로 사무직은 제외된다. 7년 미만 생산직 직원들도 개별문의를 받기로 해 사실상 전 생산직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다.



명시적으로 얼마만큼 인원을 줄이겠다고 정한 건 없지만, 삼성중공업은 긴축경영에 들어간 만큼 최대한 많은 인원이 신청하도록 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들어 상시 희망퇴직을 받았지만, 집중적으로 기간을 정해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이번 희망퇴직자를 대상으로 한시적 특별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기존 희망퇴직 위로금에 △1959~1960년생 1000만원 △1961~1963년생 2000만원 △1964~1978년생 4000만원 추가 지급한다. 희망퇴직 위로금 범위는 8400만원에서 1억6600만원이다.



대학생 자녀학자금 지원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고 1959~1963년생 희망퇴직자에게는 정년 메달(금 10돈)과 감사패를 지급한다. 협력사 또는 거제시 일자리 지원센터와 연계해 희망퇴직자 재취업도 지원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희망퇴직자의 일자리 유지와 협력사의 숙련 인력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의 희망퇴직은 지난해부터 조선 경기가 다소 호전되고는 있으나, 과거 호황기에 비하면 수주량이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일감(수주 잔고)이 줄어들면서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인력 효율화는 시급하고 불가피한 과제다.
[단독]"돈 더 받고 나가달라"…삼성重 희망퇴직 '읍소'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액을 82억 달러로 전망했지만, 현재까지 49억 달러 수주를 기록했다. 목표액의 60% 수준이다. 영업적자도 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지난 3분기 영업손실은 1272억원으로 4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올해 영업손실 전망치도 애초 2400억원에서 42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내년 실적 전망도 빨간불(영업손실 예상)이 켜졌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부진한 수주로 고정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5월 약 1조45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만들어 채권단에 제출했다. 전체 인력 1만4000여 명의 30~40%가량(4200∼5600여명)을 올 연말까지 줄어야 한다. 현재까지 3700여명을 줄였다. 현재 삼성중공업 임직원은 1만324명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삼성중공업의 자구계획 이행률은 약 81.2%(1조819억원)다. 자발적 희망퇴직, 순환휴직, 임금반납 등 비용 절감과 당진공장, 거제사원아파트, 두산엔진 지분 등 자산 매각을 한 결과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했다"면서도 "불황에도 견딜 수 있는 근원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은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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