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트론바이오 정보 유출 의혹, 명확히 밝혀야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8.11.2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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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코스닥시장에 투자를 권유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이 너무 불리하다."

한 증권사 PB는 최근 인트론바이오 기술수출과 관련, 한숨을 쏟아냈다. 한 달 전 돌았던 '지라시' 내용이 거의 사실로 드러났고, 주가가 기술수출 공시 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다.

지난 20일 인트론바이오는 미국 바이오 기업 로이반트사이언스와 슈퍼박테리아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SAL200’에 대해 최대 6억6750만달러(약 75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트론바이오의 지난해 매출액은 110억원, 영업손실이 20억원이다. 투자자에게는 대형 호재가 터진 셈이다.



그러나 정작 주가는 해당 공시 이후 하락하기 시작했다. 공시 당일 6만4000원을 넘겼던 주가는 이후 꾸준히 하락해 현재는 4만8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한양행이 지난 5일 기술수출 공시 이후 상한가를 기록하고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약 한 달 전 '인트론바이오가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19일에 공시한다'는 내용의 지라시가 돌았다. 이에 공시 이전 주가에 이 내용이 반영됐고, 발표 이후 큰손들이 매도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누군가 내부 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번지고 있다. 19일이 미국 현지시간 계약 체결일임을 고려하면 굉장히 정확한 내용의 소문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관과 외국인은 공시 전일과 당일 주식을 대량 매도한 것으로 나타나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런 사례가 코스닥 투자를 저해하는 요소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지난해 12월 결산 한계기업 중 내부자 정보 이용 등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 18개 종목을 추려 관계 당국에 통보했는데, 17개 기업이 코스닥 기업일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코스닥시장을 만년 2등 시장에서 탈피시키겠다며 여러 정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성공하려면 투자자 신뢰를 해치는 사건을 줄이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당국은 인트론바이오를 둘러싼 의혹을 명확히 밝혀내야 한다.


[기자수첩]인트론바이오 정보 유출 의혹, 명확히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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