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심 악화' 반도체주… 증권가 '비중확대' 외치는 이유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2018.11.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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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반도체 지수 올해 수익률 -31.8%… "내년 하반기 서버·모바일 디램 수요 진작 기대 유효"

'투심 악화' 반도체주… 증권가 '비중확대' 외치는 이유


미중 무역분쟁에 서버 디램 수요 감소 우려, 최근엔 애플 아이폰 판매 감소 악재에 반도체주 투심이 악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디램 수요가 적어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 속속 나오면서 반도체주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22일 KRX반도체 지수는 전날대비 11.03포인트(-0.58%) 내린 1897.93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수익률은 -31.80%로, 코스피(-16.15%)를 15.65% 밑돌고 있다.



◇내년 반도체 대형주 감익 불가피 전망=2016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산업은 고성장 국면을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구글과 아마존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 업체들을 포함한 서버·모바일 고객들의 재고 축소 작업이 진행되면서 디램 고정가격이 하락,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당장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올 상반기 디램 가격이 하락하면서 2019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감익은 불가피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0조497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0%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 (189,900원 ▼3,100 -1.61%)의 내년 영업이익은 20조3462억원으로 올해보다 9.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하반기부터 서버·모바일 디램 수요 증가 기대=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메모리반도체(디램, 낸드) 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제시하는 곳이 많다.

대신증권은 디램 서버 수요를 이끌고 있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들의 효율화 작업이 끝나는 내년 하반기부터 데이터센터 증설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아직 초기인 만큼 2018~2023년까지 데이터센터향 디램 수요는 연평균성장률(CAGR) 4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3분기부터는 신규 컴퓨팅 플랫폼이 출시되고 클라우드 및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의 데이터센터 효율성 증가 작업이 완료되며 서버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며 "모바일 수요 역시 폴더블폰, 5G폰 등 스마트폰의 기능 및 스펙 상향으로 메모리 탑재량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이같은 수요 변화에 맞춰 설비투자 규모를 축소했고 미세공정 전환을 통한 생산 증대와 원가 절감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메모리 시장 내 견고한 펀더멘털을 보유해 대내외 민감도가 낮은 삼성전자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애플발 악재, 가상화폐 채굴 수요 둔화, 미중 무역분쟁 등 최근의 변화가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둔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2019년 하반기 서버 및 모바일 디램의 수요 진작 효과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순현금 증가와 주주이익 환원 확대 기대감에 대형주 최선호주로 삼성전자를 유지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서버 디램 수요 증가율이 내년 1분기를 저점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에 의한 IT 수요 둔화를 가정하더라도 디램 이익 급감은 어렵다"면서 "최악의 디램 수요를 가정하더라도 디램 업체들이 투자를 지연시키면 수급 균형에 반드시 도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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