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황소’, 마동석에게 맞아도 안 불쌍한 악당들

김리은, 박희아, dcdc ize 기자 2018.11.2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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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황소’, 마동석에게 맞아도 안 불쌍한 악당들


‘영주’ 보세

김향기 김호정 유재명 탕준상
김리은
: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영주(김향기)는 열아홉에 가장이 된다. 동생 영인(탕준상)이 일으키는 문제들과 경제적 궁핍으로 난관에 처한 영주는 사고 가해자인 상문(유재명)과 향숙(김호정) 부부를 찾아가지만, 생각과 달리 그들과 점차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차성덕 감독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삶의 불가피한 측면을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인간의 모습을 조명했다. 피해자와 가해자 구도가 무의미한 약자들의 이야기는 색다르지 않지만,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선에 집중해 공감을 이끌어낸다. 희망이나 긍정을 억지로 이야기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작은 위로를 주는 아이러니가 있다. 특히 아동과 성인의 경계선에 있는 영주와 하나된 배우 김향기의 모습은 그의 차기작을 궁금하게 한다.

‘뷰티풀 데이즈’ 글쎄
이나영, 장동윤, 오달수
박희아
: 가족을 떠난 뒤에 한국에서 술집을 운영하며 남자와 함께 살고 있는 엄마(이나영)를 14년 만에 찾아간 조선족 아들 젠첸(장동윤)은 실망을 금치 못한다. 포주 남성들에게 묶인 탈북 여성의 처절한 현실을 시종일관 건조하게 표현하는 이나영과 원망과 애정이라는 양가감정 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아들을 연기한 장동윤의 연기는 주목할 만하다. 다만 극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사람이 여성 배우라는 점은 인상적이지만, 탈북여성에게 끄집어 낼 수 있는 이야기가 여전히 모성애와 가족애 밖에 없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만드는 작품. 이나영이 전형적인 엄마의 모습에서 벗어나있는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오히려 탈북여성의 삶보다 그를 둘러싼 여러 남성들의 안타까운 사연만이 남는다.



‘성난 황소’ 보세
마동석, 송지효, 김성오
dcdc
: 동철(마동석)의 아내 지수(송지효)를 납치한 인신매매 조직의 보스 기태(김성오)는 동철에게 거액의 돈을 주고는 지수는 이제 자신의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선언한다. 동철은 지수를 구해내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수단을 사용한다. 한 남성이 사랑하는 여성을 악당으로부터 구한다는 전형적인 이야기다. 액션 장면은 예상대로 흘러가면서도 딱 한 발짝을 더 나아가 박진감이 넘친다. 과격한 장면의 뒤에 감초 같은 유머를 넣어 긴장의 완급을 조절하는 솜씨도 훌륭하다. 마동석에게 최적화된 이야기를 만든다는 목표가 분명하고 이 목표를 충실히 따르는 작품이다. 단, 이를 위해 악당들이 마동석에게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불쌍하기는커녕 통쾌할 만큼이나 악질적으로 여성들을 착취하는 극악인들로 설정되었기에 영화의 목표나 방법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보기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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