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워킹그룹, 비핵화-남북관계 ‘엇박자 논란’ 해소할까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18.11.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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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첫 회의날 폼페이오 “비핵화, 남북관계에 뒤처지면 안돼” 경고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2018.10.2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2018.10.29. [email protected]


한미간 비핵화 공조와 대북제재 이행, 남북 협력사업을 실무적으로 다루는 ‘워킹그룹’이 공식 출범한 21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경고장’도 함께 날아왔다. 비핵화 속도를 남북관계가 앞서가면 안 된다는 내용이다.

이는 미국이 워킹그룹에 담고 있는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비핵화가 일정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워킹그룹을 통해 남북관계의 속도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워킹그룹은 ‘한미 엇박자’ 논란을 불식하는데 최대 중점을 두고 운영될 전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20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비핵화가 남북관계 개선보다 뒤처져선 안 된다는 입장을 한국에 확고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워킹그룹을 구성한 것은 북한을 대하면서 한미가 서로 다른 말을 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핵화와 남북관계를 나란히 병렬로 진전해야할 과정으로 보고 있다. 워킹그룹은 이 방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구축됐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비핵화 협상을 견인하기 위해 남북관계에 가속 폐달을 밟아왔다. 하지만 탄력이 붙은 남북관계에 비해 북미관계는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비핵화 협상이 멈춰있을 때도 남북관계는 진전됐고 이로 인해 한미의 대북공조에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달 외교부 국정감사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9.19 남북 군사합의와 관련해 우리측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 미국 내에서 ‘남북관계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거세졌고 한미 워킹그룹은 이런 배경에서 출범이 추진됐다.

워킹그룹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첫 회의에서 북미 고위급회담의 재추진 동향과, 향후 비핵화 협상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측은 남북철도 공동조사의 대북제재 면제 부분에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공동조사를 거쳐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착공식을 열기로 합의했지만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미국은 우리측의 방북을 계속 불허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이날 워킹그룹 회의를 마친 뒤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미측과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에 대해 논의했으며 미측은 '강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적인 남북사업의 추진 취지가 무엇인지, 이를 통해 비핵화에 어떻게 기여할지 우리의 전략과 생각을 논의했다"며 "그런 차원에서 (미측이) 철도 공동조사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는 앞으로 워킹그룹을 중심으로 비핵화 협상과 남북관계의 보조를 맞춰갈 계획이다. 다만 북한이 워킹그룹에 대해 ‘미국의 간섭행위, 흉심’ 등으로 비난하고 있어 향후 북미협상 국면에서 워킹그룹이 어떤 부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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