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기엔 채권이 효자…KB·NH證 5천억대 수익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8.11.21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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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 분석, 금리 하락기에 채권 평가·매매이익 급증…증시 침체에 수익성 악화 방어

증시 조정기엔 채권이 효자…KB·NH證 5천억대 수익


주요 증권회사가 채권 운용 이익을 확대하며 하반기 주식시장 조정기에 수익 둔화를 방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 (12,400원 ▼90 -0.72%)은 3분기에만 2000억원에 달하는 채권 수익을 올려 주가 급락에도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하는 버팀목으로 활용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의 3분기 누적(1~9월) 채권 손익(채권 평가이익 및 매매미익에서 채권 평가손실 및 매매손실을 차감)을 분석한 결과 전체 증권사(12월 결산법인)는 이 기간 4조855억원 규모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채권 수익(2조4557억원)보다 66.4% 급증한 규모다.



증권사별로는 KB증권이 3분기까지 채권 운용을 통해 5279억원을 벌어 증권업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0%나 급증한 실적이다. KB증권은 상반기 기준으로도 업계 최대 이익을 거두는 등 올 들어 채권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NH투자증권이 3분기 누적 4856억원(전년대비 55.3% 증가) 이익을 올려 뒤를 이었다. 특히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3분기(7~9월)에만 채권 운용을 통해 각각 1928억원, 2125억원의 이익을 내 주식시장 하락 국면에서도 수익 감소를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채권 부문에서 3분기 누적 4462억원의 수익을 거둬 전년동기대비 113.2%나 급증한 실적을 올렸다. 이밖에 하이투자증권(367.5%·이하 전년대비 증가율) 대신증권 (15,450원 ▼250 -1.59%)(306.5%) 키움증권 (130,900원 ▼1,500 -1.13%)(138.0% ) 한양증권 (10,570원 ▼20 -0.19%)(74.8%) 유안타증권 (2,765원 ▼15 -0.54%)(69.5%) 등이 올 들어 채권 수익을 끌어올리며 증시 조정기 손실 감소폭을 최소화했다. 반면 미래에셋대우 (7,410원 ▼180 -2.37%)(13.4%) 하나금융투자(23.6%) 삼성증권 (37,500원 ▼600 -1.57%)(38.4%) 등은 채권 이익이 업계 평균을 밑돌았다.

증권사는 RP(환매조건부채권)와 ELS(주가연계증권)를 판매해 조달한 자금을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대형 증권사의 채권 보유액은 17조~21조원에 달할 만큼 규모가 크다.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한 뒤 얻는 이자 수익 뿐만 아니라 시장 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과 매매손익을 실적에 반영한다.

안전자산인 채권은 경기 침체기에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주로 주식시장 불황기에 호황을 누린다.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하반기에 주식시장 조정이 깊어지면서 채권 금리도 하락(채권값 상승)하고 있어 증권사별 채권운용 전략에 따라 희비가 갈리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 설명이다.


한 증권사 채권상품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들도 주식과 채권에 분산투자하는 것처럼 증권사도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실적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며 "4분기에도 채권 운용 성과가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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