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연속 '브렉시트 드라마'…결말 미궁 속으로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11.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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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안 반발로 英 내각 줄사퇴…메이 총리 리더십 '흔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4일(현지 시각) 런던 총리관저 밖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특별내각회의가 브렉시트 탈퇴 협정 초안에 동의했다며 "이 결정이 영국 전체의 이익에 최선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회에서는 합의문에 반발하는 기류가 강해 의회 비준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4일(현지 시각) 런던 총리관저 밖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특별내각회의가 브렉시트 탈퇴 협정 초안에 동의했다며 "이 결정이 영국 전체의 이익에 최선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회에서는 합의문에 반발하는 기류가 강해 의회 비준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이별을 다룬 '브렉시트 드라마'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이별 방식을 놓고 양측이 겨우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내부의 극심한 반발로 다시 좌초위기에 빠졌다. 내년 3월 말로 정해진 이별시한까지는 합의돼야 하는데, 결말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EU와 마련한 브렉시트 협상 초안이 지난 14일 5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거쳐 내각의 승인을 받았다. 메이 총리가 반대론을 무릅쓰고 자신의 합의안을 밀어붙였다. 이날 약 30명의 내각 구성원 가운데 10여명이 협정안에 반대하고, 일각에서 새로운 국민투표 시행 등을 제안했으나 메이 총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행 돌파 부작용은 즉각 나타났다. 내각 회의 이후 벌써 6명의 장·차관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 가운데는 브렉시트 협상을 주도한 도미니크 랍 브렉시트장관도 포함됐다. 랍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아일랜드 국경 문제 등을 예로 들며 "이번 협상안은 앞서 메이 총리가 약속했던 브렉시트 공약보다 후퇴했다"며 국민과의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랍 장관은 특히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일명 '백스톱(안전장치)' 방안과 관련, "어떤 민주주의 국가도 그들에 적용될 법을 외부에서 끌고 오지 않는다"며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이 여전히 EU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될 것을 우려했다.



같은 보수당 의원들로 구성된 내각에서도 줄사퇴가 이어지면서 합의안의 의회 통과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영국 하원의 정원은 650명, 보수당은 315석으로 단독 과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40~50명가량으로 추정되는 보수당 내 강경파가 반대표를 던지면, 연정 상대인 다른 정당이 도와주더라도 의회 통과가 쉽지 않다. 제1야당인 노동당도 반대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협상안은 오는 25일 EU 27개국 특별 정상회의에서 추인될 예정이다. 이후 영국 의회 표결을 한다. 하지만 부결되면 메이 총리 퇴진, 내각 해산, 총선 실시, 국민투표 재실시 등이 이어지면서 영국 정가의 혼란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아무런 대책 없이 영국과 EU가 분리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현실화 가능성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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