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 재감리 안건 논의를 위한 증선위원회 회의 참석을 마친 김태한 대표이사가 14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를 나서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김태한 사장 해임을 권고했다.
삼성이 해임권고를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행정소송을 이미 예고한 상황에서 이 권고 역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효성그룹이 조석래 회장의 해임권고를 무시하고 조 회장에게 보수를 꼬박꼬박 지급했던 사례도 있다.
한 편에선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도 거론된다. 미국 국적인 고 사장의 국제 감각과 바이오 산업에 대한 이해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바이오에피스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게 걸림돌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3분기에 유럽에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를 1억2340만달러(약 1400억원),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를 1140만달러(약 130억원) 판매했다. 셀트리온이 연간 매출액 1조원을 노리는 동안 3분기까지 매출액이 4000억원을 조금 넘긴 정도다. 애브비가 유럽에서 휴미라에 대해 초저가 공세를 예고해 바이오시밀러 임랄디 전망도 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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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사장은 게다가 한 차례 접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 숙제부터 풀어야 한다. 그러나 유럽에서 저가경쟁, 좀처럼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열리지 않는 미국 상황 때문에 공모가 눈높이를 높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해임권고로 삼성그룹 내 바이오 분야 인맥에 큰 폭의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분식회계와 더불어 부진한 바이오시밀러 등 삼성 바이오 사업이 중요한 변곡점에 놓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