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엿'이 있다면… 中엔 '쫑즈' 日엔 '돈가스'

머니투데이 김준석 인턴기자 2018.11.1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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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국 입시 문화… 中 지역별로 문제 다를 수도, 日 사립대 '엘리베이터 진학'도 가능

15일은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날이다. 전국 1190개 고사장에서 59만5424명이 응시했다. 우리나라 못지않게 교육열 강한 중국과 일본의 대입 시험 풍경은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이 있다.

중국의 대학입시 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끝난 후 수험생 딸을 마중 나온 어머니의 모습/AFPBBNews=뉴스1중국의 대학입시 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끝난 후 수험생 딸을 마중 나온 어머니의 모습/AFPBBNews=뉴스1


◆ 中 6월에 치르는 '가오카오'(高考)
중국의 대학입시 시험의 정식 명칭은 '일반대학입학전국통일시험'이며 줄여서 '가오카오(高考)'라고 부른다. 중국은 9월 학기를 채택하고 있어 가오카오는 매년 6월에 실시된다. 올해 가오카오는 6월 7~8일 양일에 걸쳐 실시됐다. 975만명의 수험생이 응시했으며 31개 성·자치구·직할시에서 치러졌다.



시험 문제는 '전국 공통시험'과 '지역 자체 시험' 두 가지인데 지방정부 교육당국이 이중 하나를 선택한다. 올해 베이징, 상하이 등 5개 지역은 자체 시험을, 나머지는 전국 공통시험을 채택했다.

지역별로 만점과 응시과목이 다르기 때문에 각 대학은 지역별로 정원을 미리 정해두고 학생을 뽑는다. 중국 입시 사이트 신동팡에 따르면 베이징대와 칭화대에는 베이징시 출신이 총 196명(응시자 6만3000명)이었고, 허난성은 합격자가 총 70명(응시자 98만3700명)이었다. 가오카오는 출생지에서만 응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들의 후커우(우리나라의 주민등록지)를 베이징 등 대도시로 옮기려고 위장전입 등을 시도하는데 이 때문에 '가오카오 이민'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또 중국에선 대리시험을 비롯한 각종 부정행위 사건이 끊이지 않아 올해는 감독관이 정맥 인식 시스템을 이용해 수험생 신원 확인을 하는 지역도 나왔다.

한국에 합격엿이 있다면 중국에는 쫑즈(粽子)가 있다. 쫑즈는 대나무 잎에 싼 찹쌀밥인데 '쫑'(粽)의 발음은 합격의 의미가 있는 쫑(中)과 같다. 일부 수험생 어머니들은 전통의상 치파오를 입고 고사장 앞에서 자녀들을 기다린다. 이는 첫 글자가 같은 '치카이더성'(旗開得勝·싸움을 시작하자마자 승리하다)을 상징한다.

일본의 '킷캣' 제품들. /AFPBBNews=뉴스1일본의 '킷캣' 제품들. /AFPBBNews=뉴스1
◆ '문제은행 방식' 日 센터시험…추가시험도 있어
일본은 우리나라 수능처럼 국가에서 주관하는 '대학입학자 선발 대학입시센터시험'(이하 센터시험)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객관식이다. 센터시험은 1월 중순 주말 이틀 동안 치러진다.


시험 날짜가 눈이 내리는 1월이기 때문에 천재지변, 질병 등으로 응시하지 못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추가시험 제도도 두고 있다. 이는 센터시험이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가능하다.

일본은 1990년 시작된 센터시험을 2020년 '대학입학공통시험'이라는 이름으로 바꿀 예정이다. 메이지 유신 150주년을 맞은 일본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 양성을 목표로 시험에 논술형 문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일본 일부 사립대학에는 '에스컬레이터식 진학'이란 독특한 방식이 존재한다. 재단이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소유하고 있어 별도 시험 없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아베 신조 총리는 세이케이 초등학교부터 세이케이 대학 정치학과까지 나온 에스컬레이터 진학의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에서는 합격 기원 음식으로 돈가스(일본 발음은 '돈카츠')와 킷캣이 유행이다. 이길 승(勝) 자의 발음(훈독)이 '카츠'로 돈가스와 같다. 네슬레의 초콜렛 과자 '킷캣'(일본식 발음 '킷토캇토')도 '반드시 이긴다'는 뜻의 'きっと勝つ(킷토카츠)'와 발음이 비슷해 합격을 기원하는 선물로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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