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만에게 배운 염경엽, “숨어있는 20% 있다고 믿는다”

OSEN 제공 2018.11.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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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만에게 배운 염경엽, “숨어있는 20% 있다고 믿는다”




[OSEN=김태우 기자]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K는 우승 다음 날 새 감독을 발표해야 하는 전례 없는 상황에 몰렸다. 결론 끝에 새 수장으로 선임된 염경엽 감독은 전임자의 장점을 배우는 동시에 아직 터뜨리지 못한 가능성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SK는 13일 염경엽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SK는 아시안게임 휴식기 기간 중 트레이 힐만 감독에게 재계약을 제안했다. 지난 2년간 팀을 잘 이끈 공로를 인정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양친의 병환 탓에 재계약을 망설였고, 결국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이에 SK는 예상 시나리오에 없던 새 감독 선임에 나서야 했다.


정답은 내부에 있었다. 힐만 감독과 2년간 호흡을 맞추며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성과를 낸 염경엽 단장이 일찌감치 물망에 오른 끝에 구단 고위층의 낙점을 받았다. 감독직 수락시 공석이 될 단장직 등 몇몇 고민이 있었으나 결국 플레이오프가 끝날 때쯤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다.


염 감독은 넥센 감독 시절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다양한 실무 경험도 갖추고 있다. 현재 총 5개의 우승 반지가 있는데 여러 방면에서 얻었다. 2개는 현역, 2개는 프런트, 그리고 1개는 단장으로 차지했다. 기본적으로 스펙트럼이 넓은 능력 있는 지도자고, 한편으로는 힐만 감독과 함께 구단의 큰 그림을 그린 경력이 있는 만큼 연속성을 이어가기 용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으나 정규시즌에는 선두 두산에 14.5경기나 뒤졌다. 오히려 3~5위권 팀들과 더 가까웠다. 다만 우승으로 눈높이는 확 뛰었다. 염 감독은 이런 부담스러운 상황 속에서 감독직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크게 부담은 없다고 말하는 염 감독이다. 전임자인 힐만 감독의 장점을 많이 배웠다고 말하는 염 감독은 이를 이어가면서 팀을 계속해서 발전시키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염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힐만 감독이 좋은 성과를 냈고, 그 성과를 낸 장점이 있는 것이다. 그 장점들을 2년 동안 정말 많이 배웠다”고 힐만 감독에게 감사함을 드러내면서 “우리의 방향은 팬과 함께, 팬들에게 사랑받는 야구다. 재밌는 야구도 중요하지만 팀이 조금씩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SK 와이번스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다보면 성적도 분명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좋은 성과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 팀이 만든 시스템이라는 게 있다. 그래서 매뉴얼도 만들었다. 뚜렷한 생각, 뚜렷한 계획,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행동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것들을 힐만 감독이 잘 실행했다”고 전임자의 장점을 치켜세우면서 “그걸 이어서 가겠다. 우리가 부족한 부분들은 아직 안 만들어진 것이지, 힐만 감독이 안 했던 것이 아니다. 진행하고 있는 것을 이어서 채워가는 게 내가 할 일이다”고 향후 방향을 설명했다.


염 감독은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다보면 성적도 분명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2년간 힐만 감독과 가장 마음이 맞았던 것은 과정을 중요시한다는 것이었다. 이어가면 선수들도 큰 혼동이 없을 것이다”면서 “아직 우리 선수들은 20% 정도 숨겨진 잠재력이 더 있다고 믿는다. 그걸 찾아보겠다”며 팀이 더 앞으로 나아갈 만한 동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그 잠재력을 찾기 위해 염 감독은 부지런히 움직인다. 15일 이·취임식이 끝나자마자 16일 마무리캠프가 열리는 일본 가고시마로 넘어갈 예정이다. 감독 취임 후 이리저리 일정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양해를 구하고 곧바로 1.5군급 전력부터 챙길 생각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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