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신임 대통령 정책실장 내정자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청와대 인사 발표 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난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주택공급을 늘리는 3기 미니신도시 계획이 그간 김 실장이 밝혀온 소신과 충돌하는 데다, 9·21 대책 발표 이후 2기 신도시 개발을 우선하라는 여론이 확산되는 까닭이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김 실장은 2011년 저술한 '부동산은 끝났다'에서 그린벨트 해제로 주택공급을 늘리는 방안에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면서 "그린벨트를 풀어서라도 싼 집을 공급해야 한다는 논리는 기존 시가지를 내버려두고 계속 신도시나 외곽 토지를 이용해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며 "이미 수도권에는 향후 10년 이상 사용하기에 충분한 택지가 확보됐고, 좀 더 수익성이 생기는 토지가 부족한 것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앞서 9월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을 통해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에 100만평(330만㎡) 이상 대규모 택지를 조성해 2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2기 신도시 중 하나인 위례 신도시(677만㎡)의 절반 크기로 4~5곳을 만들겠다는 이른바 '3기 미니 신도시' 구상이다.
김 실장이 사회수석 당시부터 부동산 정책을 조율해오긴 했지만, 그린벨트 해제에 부정적인 터라 정책실장으로 전면에 나설 경우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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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 노사정 선언식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부처 협의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조명래 신임 환경부 장관은 부임 전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공급을 늘리자는 주장이 지지를 얻는 건 '악마의 유혹'과 같다"는 소신을 밝혔다.
3기 신도시 비판 여론도 거세다. 택지 개발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이 필요한데 부동산 경기흐름을 예단하기 어려운 긴 시간이다.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집값 하락과 공급과잉 우려가 커져 정책 타이밍이 적절치 않다는 비판도 있다.
김포, 파주 등 2기 신도시와 서울 도심을 잇는 광역교통망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은 최근 한 강연에서 "3기 신도시 조성보다 수도권광역철도(GTX) 조기착공의 가성비가 더 좋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런 점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발표하는 연말 공급 대책에 신규 택지지구보다 광역교통망 개선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