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반대"…금통위 비둘기파와 통한 KDI의 권고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세종=박경담 기자 2018.11.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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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현재 수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해야"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이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019년 경제전망 브리핑을 하고 있다. KDI는 내년도 국내 경제전망을 금년(2.7%)보다  소폭 낮은 2.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8.11.6/뉴스1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이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019년 경제전망 브리핑을 하고 있다. KDI는 내년도 국내 경제전망을 금년(2.7%)보다 소폭 낮은 2.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8.11.6/뉴스1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색채를 이어갔다. 경기와 물가 모두 통화정책의 긴축과 거리가 멀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최근 대내외 환경은 KDI 판단에 다툼의 여지를 남긴다. 당장 이번 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에 맞닿아 있는 KDI의 입장을 굳이 정리하면 '인상 반대'에 가깝다.

KDI는 6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통화정책은 내수 경기 둔화 및 고용부진으로 인해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현재 수준의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완화적 통화정책은 낮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완화적 통화정책의 일환으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줄곧 기준금리를 내렸다. 긴축적 통화정책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다.

KDI의 완화적 통화정책 권고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 5월 발표한 '2018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도 "당분간 현재의 완화적 정책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 동안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한 문구다.



KDI의 판단 근거 중 하나는 물가다. 통상 기준금리를 낮추면 시중에 유동성이 늘어난다. 덩달아 돈의 가치는 떨어지고 물가가 오른다. 물가 상승 압력을 막기 위해서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전환한다.

지난달 물가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에 도달했지만 KDI는 "유가 상승이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으나 물가안정목표 수준을 장기간 상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봣다.

여기에 경기둔화라는 변수까지 등장했다. 금리를 올리면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강하다. KDI는 최근 국내외 경제상황을 거론하며 "긴축적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일부 금융시장의 신용리스크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KDI는 "통화정책 기조의 긴축적 전환보다 미시적 정책수단을 우선 동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KDI의 이 같은 주장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비둘기파의 주장과 일치한다.

금통위가 이날 공개한 10월 의사록을 보면, 당시 한 위원은 경기, 물가 등을 거론하며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부동산과 관련해서도 "거시건전성 정책의 우선적 활용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다만 KDI가 주장하는 통화정책의 '완화적'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1월 한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권고하면서 "2번 정도의 인상이 이뤄져도 통화정책은 완화적인 기조를 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0.25%포인트 (단위의)인상과 인하는 금통위가 판단하는 부분"이라며 "단기적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의 기조변화는 신중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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