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IPO 공모규모 5년 만에 1조원 못미칠 수도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8.10.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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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5개 기업 공모금액 총 6552억원…투심 악화에 2013년 이후 최저 기록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IPO(기업공개) 공모금액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IPO 시장 위축과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신규상장기업은 5개(리츠 제외)로, 총 공모금액은 약 6552억원이다. 코스피 공모 절차에 돌입한 드림텍, CJCGV베트남, 아시아나IDT가 모두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연간 공모규모 1조원 달성은 장담할 수 없다. 지난 4년간 코스피 IPO 공모금액이 2조~4조원대 기록을 이어온 점을 고려하면 부진한 성과다.



코스피 IPO 공모규모 5년 만에 1조원 못미칠 수도


올해 코스피 IPO 시장 부진 요인으로는 우선 대어급 기업의 잇따른 이탈을 꼽을 수 있다. 상반기 SK루브리컨츠가 수요예측 뒤 공모를 철회한 데다 하반기 최대어로 주목받은 현대오일뱅크 상장 절차가 지연되며 연내 상장이 불투명해졌다.

SK루브리컨츠와 현대오일뱅크는 윤활기유, 윤활유 회사로 자동차 내연기관 산업과 밀접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IPO는 업황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자동차 산업에 대한 미래 기대치가 높지 않다는 데서 악영향을 받았다.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다 지난 18일 공모를 철회한 프라코 역시 자동차 부품회사다.



올해 지속된 코스피 IPO 기업에 대한 저조한 투자수요 역시 역대급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코스피 첫 신규상장기업인 애경산업 (20,450원 ▲200 +0.99%)은 수요예측 뒤 밴드 최하단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티웨이항공 (2,625원 0.00%)은 밴드 하단에 못미친 가격에서 공모가를 확정, 체면을 구겼다. 우진아이엔에스 (4,315원 ▼10 -0.23%)도 밴드 최하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롯데정보통신 (31,350원 ▼150 -0.48%)하나제약 (13,380원 ▲80 +0.60%)은 밴드 중간에서 공모가를 정했다.

하반기 들어 세계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국내외 주식시장 급락도 코스피 IPO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최근 IPO 준비 기업 사이에선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쌓이고 있다. 더구나 내년 증시 전망 역시 불투명해 IPO 시장 침체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새로운 스타 기업 부재는 코스피 활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는 코스닥과 비교해 제조업 등 전통산업에 속한 기업이 많기 때문에 최근 IPO 시장에서 투자 수요가 비교적 활발하지 않다"며 "올해는 특히 시장이 주목할만한 대어급 기업의 활약이 미미해 코스피 IPO 시장이 유독 잠잠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증시 부진에 따라 코스피 IPO 시장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증시 상황을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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