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영 잼이지 대표가 경기 용인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오른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전 대표, 김연수 CFO(최고재무책임자), 김민주 사원, 김영민 CTO(최고기술책임자).
김 대표는 삼성전자 반도체 시스템LSI에서 11년, 김 CFO는 삼성전자 VIP센터에서 11년, 김 CTO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8년 동안 근무하다 잼이지를 세웠다. /사진제공=잼이지
김 대표는 삼성전자 반도체 시스템LSI에서 11년, 김 CFO는 삼성전자 VIP센터에서 11년, 김 CTO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8년 동안 근무하다 잼이지를 세웠다. /사진제공=잼이지
전대영 잼이지 대표는 지난 9월 미국에서 잊지 못할 이메일 1통을 받았다. 벤자민이라는 이름의 고객이 잼이지의 바이올린 스마트 학습기를 체험한 뒤 "잼이지가 내 인생을 바꿨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다. 벤자민은 "잼이지로 연습하면서 악기 연주가 재미있어졌다"고 했다. 전 대표가 삼성전자를 뛰쳐나와 3년 가까이 고생한 보람을 느낀 순간이다.
잼이지의 시작은 2013년 삼성전자의 사내 아이디어 경연대회 해커톤이었다. 전 대표의 딸이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어한 게 계기가 됐다. 다른 악기에 비해 바이올린이 비싼 데다 독학이나 취미로 배우기가 쉽지 않아 고민하다 기계 구조로 된 바이올린을 만들었다. 동료들과 '시제품'을 다듬어 해커톤에 출품했다가 최고의 팀 상을 수상했다.
당시 주위에선 우려하는 시선도 많았지만 전 대표가 인생 2막 도전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시작에 대한 목마름 때문이었다. 전 대표는 "하고 싶은 일을 할 때가 행복한 것 같다"며 "힘들지만 즐겁다는 게 딱 맞는 말"이라고 말했다.
그의 고백대로 창업 이후의 과정이 쉽진 않았다. 삼성전자에서 나온 지 1달 만에 잼이지를 세웠지만 생각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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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품이 입소문을 타고 서서히 성과가 나타나면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냈다고 느낄 때의 성취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전 대표는 말했다. 잼이지의 스마트 학습기로 악기를 연습한 속리산중학교 오케스트라가 지난 8월 대한민국관악경연대회에서 은상을 받았다.
좌충우돌 지나온 삶의 궤적도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자산이 됐다고 전 대표는 돌이켰다. 대학 때 보안 솔루션 관련 스타트업에서 일한 경험이 새로운 시작을 결심하는 데도 적잖은 도움이 됐다.
전 대표의 목표는 단순히 돈 잘 버는 기업이 아니다.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게 거창한 것 같지만 일상의 삶을 조금이나마 즐겁고 의미 있게 만드는 데 힘을 보태자는 생각이다.
"공부도, 일도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얼마든 가슴 뛰는 길이 있는데 귀찮다고, 두렵다고 미뤄두는 순간 삶이 지루해지는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