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타트업, 화웨이 고소…"SSD 기술 도둑 맞았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인턴기자 2018.10.1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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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IT산업의 핵심 기술인 SSD 두고 갈등…美中 지식재산권 갈등 고조

중국의 화웨이와 미국 IT기업 씨넥스가 서로 기술을 탈취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미중 양국 간 지식재산권 분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AFPBBNews=뉴스1중국의 화웨이와 미국 IT기업 씨넥스가 서로 기술을 탈취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미중 양국 간 지식재산권 분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AFPBBNews=뉴스1


미국이 지식재산권 침해를 근거로 중국에 대한 무역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한 스타트업이 중국 화웨이가 반도체 핵심 기술을 훔치려 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반도체 스타트업 씨넥스의 로리 황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화웨이와 화웨이의 미국 법인격인 퓨처웨이가 자신이 발명한 비휘발성 저장장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olid State Drive·SSD)' 기술을 탈취했다며 텍사스 연방법원에 고소했다. 씨넥스 공동창업자인 황 CTO는 고소장에서 "화웨이가 중국제조 2025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 IT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훔쳐가는 산업스파이행위를 하고 있다"고 썼다.



이에 앞서 화웨이와 퓨처웨이도 지난해 12월 황 CTO와 씨넥스를 고소했다. 당시 화웨이는 황 CTO가 화웨이에서 습득한 기술을 빼돌려 씨넥스를 설립했다고 주장했다. 2011년부터 2년간 퓨처웨이에서 일했던 황 CTO는 중국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인으로 대학 졸업 후 실리콘밸리에서 30년 가까이 일해왔다. 화웨이는 "황 CTO가 퓨처웨이를 떠난 지 한 달도 안 돼서 SSD 관련 특허를 신청했다"면서 "황 CTO는 퓨처웨이의 자원과 기술로 얻은 정보를 특허를 내는 데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화웨이는 또 "황 CTO가 퓨처웨이의 직원 14명을 유혹해 부정한 방법으로 씨넥스에 채용한 혐의도 있다"며 "그 중 한 명은 화웨이의 기밀문서를 수천 건 내려받다 적발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황 CTO는 자신이 SSD시스템의 전문가였기 때문에 당시 퓨처웨이에 고용된 것이라면서 "퓨처웨이가 비용을 지급하지도 않고 고용계약에 기술이전 조항을 넣어 해당 기술을 습득하려 했다"고 반박했다.

분쟁의 중심에 있는 SSD는 반도체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로 속도가 빠르고 소형화가 가능하다. 이는 인공지능 및 고급 응용 프로그램에서 생성되는 대량의 정보 관리를 쉽게 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차세대 IT 산업의 핵심 기술이다.

한편 화웨이는 미국에서 5G 장비 보안 논란에 휩싸여 2012년부터 미국 시장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미 의회는 지난 8일 화웨이 장비 사용이 "미국의 핵심 국가안보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바 있다. WSJ는 "중국 기업이 절도를 주장하며 미국 사법체계를 활용해 특정 기술에 접근하려는 점이 이례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때문에 미래 IT산업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미·중 양국의 갈등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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