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화웨이와 미국 IT기업 씨넥스가 서로 기술을 탈취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미중 양국 간 지식재산권 분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AFPBBNews=뉴스1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반도체 스타트업 씨넥스의 로리 황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화웨이와 화웨이의 미국 법인격인 퓨처웨이가 자신이 발명한 비휘발성 저장장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olid State Drive·SSD)' 기술을 탈취했다며 텍사스 연방법원에 고소했다. 씨넥스 공동창업자인 황 CTO는 고소장에서 "화웨이가 중국제조 2025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 IT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훔쳐가는 산업스파이행위를 하고 있다"고 썼다.
화웨이는 또 "황 CTO가 퓨처웨이의 직원 14명을 유혹해 부정한 방법으로 씨넥스에 채용한 혐의도 있다"며 "그 중 한 명은 화웨이의 기밀문서를 수천 건 내려받다 적발됐다"고 주장했다.
분쟁의 중심에 있는 SSD는 반도체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로 속도가 빠르고 소형화가 가능하다. 이는 인공지능 및 고급 응용 프로그램에서 생성되는 대량의 정보 관리를 쉽게 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차세대 IT 산업의 핵심 기술이다.
한편 화웨이는 미국에서 5G 장비 보안 논란에 휩싸여 2012년부터 미국 시장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미 의회는 지난 8일 화웨이 장비 사용이 "미국의 핵심 국가안보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바 있다. WSJ는 "중국 기업이 절도를 주장하며 미국 사법체계를 활용해 특정 기술에 접근하려는 점이 이례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때문에 미래 IT산업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미·중 양국의 갈등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