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느라'…가계 M2 증가율 4년8개월 만에 최저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2018.10.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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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8월 통화 및 유동성…기업 중심 신용 확대에 전체 M2 증가율은 상승세 지속

/자료=한국은행/자료=한국은행


신규 주택 구입이 늘어나면서 가계가 보유한 광의통화(M2) 증가율이 4년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금리인상을 앞둔 기업들의 선제적인 신용 수요에 전체 M2 증가율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18년 8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8월 시중통화량을 뜻하는 M2는 2651조5034억원(평잔·원계열 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6.7% 늘어났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포함하며 현금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8월 M2 증가율은 작년 1월 6.9% 이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M2 증가율은 작년 9월 4.6%를 나타낸 이후 줄곧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기업부문을 중심으로 한 민간신용 확대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8월 M2를 보유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1391조256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4% 늘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M2 증가율은 2013년 12월 4.3% 이후 4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보유잔액도 지난 7월(1394조6950억원) 보다 줄며 2013년 2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를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신규 주택구입 등에 따라 수시입출식 정기예금 등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된 데 기인한다"며 "과거에도 마이너스를 나타냈다가 다시 한 달 만에 증가하는 경우가 있었다. 일시적인 감소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45만1000호 규모로 2016년 29만5000호, 2017년 38만6700호에 비해 많다.

고령화에 따른 보험, 연금 가입 증가 추세와 예금 선호도 하락도 가계의 M2 증가율 하락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2000년 이전 60% 내외를 보이던 은행 총예금 중 가계예금 비중은 2000년대 들어 50%대로 하락했고, 작년에는 45% 수준까지 떨어졌다.

추세적인 금리 하락에 부동산이나 주식 등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에 돈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업예금 비중은 2000년 25% 수준에서 작년 30% 수준까지 상승했다.

올해 기업의 M2 증가율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 보다 연중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697조95억원)의 M2 보유잔액은 전년동기대비 9.2%, 보험회사 등 기타금융기관(396조778억원)은 8.9%, 지방자치단체 등 기타부문(167조1593억원)은 11.0% 증가했다.

금융상품별로는 2년미만 정기예적금, MMF, 2년미만 금융채 등이 전월대비 각각 8조9000억원, 3조6000억원, 2조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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