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 적정? 시장은 7위안 돌파 베팅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10.1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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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IMF "위안화 가치 적정"…선물시장에서는 달러풋 실종
美, 환율보고서 발표 임박…인민銀 총재 "최악 상황 대비"

위안화 가치 적정? 시장은 7위안 돌파 베팅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중국 위안화 가치를 둘러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연일 중국의 위안화 절하 문제를 비판하고 있지만, 중국은 "적정한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편을 들면서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적어졌다. 하지만 시장은 위안화 추가 약세에 베팅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7위안 선도 머지않아 깨질 것으로 내다봤다.

◇中 환율조작 적극 부인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한 이강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위안화 가치는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수준"이라며 "연간으로 보면 달러 가치 상승을 배경으로 합리적 범위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의 관세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춘다는 지적을 반박한 것이다.

이 총재의 주장은 최근 위안화 가치 하락이 달러 강세와 무역전쟁으로 말미암은 경제 상황 변화 때문이지 인위적인 조작의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달러/위안 기준환율은 올해 들어 6.3% 올랐다. 같은 기간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가 3.7%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안화 상승 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 또 달러 대비 주요 신흥국 통화 가치를 나타내는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통화 지수도 위안화와 비슷한 수준의 하락률(-5.1%)을 나타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위안화 가치가 적정하다고 평가했다. 마커스 로들로어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위안화가 중국의 경제 상황과 대체로 부합한다"며 "올해 위안화 가치가 유연한 환율을 약속한 인민은행의 기조를 반영한다"고 했다.

◇시장은 추가 하락 베팅

시장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와 별개로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12일 기준 미국 청산예탁결제공사가 집계한 1억달러(약 1133억원) 이상 달러/위안 환율 옵션 계약 행사가를 분석한 결과, 6.95위안 이상에서는 달러 풋옵션(팔 권리)이 한 건도 없었다. 반면 달러당 7위안 부근에는 달러 가치 상승을 예상한 달러 콜옵션(살 권리)이 쌓여 있었다. 앞으로 달러/위안 환율이 6.95위안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계약자가 없다는 얘기다.


달러/위안 기준환율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7위안선 위로 올라간다면 미국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하고 자본이 대거 유출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즈호은행의 켄 청 연구원은 "7위안 선이 깨지면 중국 경제와 금융 안정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역전쟁에 이어 환율전쟁이 벌어지고, 대규모 외화가 유출되면서 중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란 의미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포함해 외환 정책에서 다양한 위험요인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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