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달 들어 남화산업, 아주IB투자, 파멥신 등 10곳의 코스닥 상장을 승인했다. 특히 지난 11일에는 동시에 5곳의 상장을 승인했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에는 올해의 절반인 5곳만 코스닥 상장승인을 받았다.
일부에서는 거래소가 올해 목표로 내건 '코스닥 85곳 신규 상장'을 맞추기 위해 승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코스닥시장 점검 간담회에서 올해 코스닥 신규상장기업 수를 105개로 전망했다. 당시는 30곳 정도만 상장이 완료된 상태여서 금융위가 무리한 목표를 정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계획이 있다면 늦어도 늦어도 9월 말까지는 예심을 신청해야 올해 안에 상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권사들에 한 것은 맞다"면서도 "무리하게 상장을 독려한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증권사 입장에서는 상장 여부를 결정하는 거래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예심을 청구하게 되면 심사에서 떨어질 가능성도 높고 좋은 공모가격을 결정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거래소가 목표를 채우기 위해 승인을 잘해줄 것 같아 예심을 청구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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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올해 거래소 목표치인 코스닥 신규상장 85곳은 이미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시장에 5개, 코스닥시장에 39개 등 총 44개 기업이 신규 상장됐다.
코스닥 상장심사 승인이 떨어져 공모절차를 준비 중인 24곳이 모두 연내 상장하더라고 목표에는 미달된다. 게다가 상장예비심사를 거친 후 실질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하여 상장을 완료하기까지 약 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달 들어 상장승인이 난 10곳은 연내 상장이 어려울 수 있다.
일부에서는 거래소가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상장을 승인해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거래소가 미승인 결정을 내린 곳은 1곳으로 지난해 6곳에서 크게 줄었다. 바이오기업 등은 성장성을 평가해야 하는 만큼 거래소의 꼼꼼한 심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모일정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정상적인 투자를 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나온다. IPO 업계 관계자는 "올해 안에 몇 개 기업을 상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정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며 "공모일정이 겹치면 투자기업에 대한 분석이나 자금분산 투자가 어려워지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