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스트, 제2의 스튜디오드래곤으로 키운다 "박성혜 대표 영입"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8.10.1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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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그룹, 계열사 사업 재편 본격화 전망..SK텔레콤 옥수수 강화 수혜도 기대

에스엠엔터테인먼트가 지난 5월 인수한 키이스트 (5,700원 ▲50 +0.88%)의 공동대표로 박성혜 전 몬스터유니온 대표를 영입한다. 드라마 제작 사업을 강화해 제2의 스튜디오 드래곤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15일 키이스트에 따르면 오는 11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박성혜 전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이사 선임 후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2000년대 전도연, 정우성, 전지현, 임수정, 지진희 등이 소속된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싸이더스HQ의 콘텐츠본부 본부장 출신이다. 현재의 숲엔터테인먼트, 킹콩엔터테인먼트, 스타디움 등 연예기획사 대표들을 매니저 시절부터 키워냈다.

박 대표는 2012년 드라마 제작사 오보이프로젝트를 설립한 뒤 tvN ‘꽃미남 라면가게’와 ‘닥치고 꽃미남밴드’ 그리고 ‘이웃집 꽃미남’ 등 꽃미남 콘텐츠를 선보여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드라마 '화랑:더 비기닝'을 제작한 뒤 KBS의 드라마 전문 제작사인 몬스터 유니온으로 자리를 옮겼다.



키이스트는 지난 5일 김영민, 신필순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서 신필순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했다. 경영 대표를 맡고 있는 신 대표와 함께 엔터 부문 파트너로 김영민 에스엠 총괄사장 대신 박 대표를 선택한 것이다. 에스엠그룹이 상장 계열사의 대표이사로 외부인사를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업계는 에스엠 (81,000원 ▼1,500 -1.82%)그룹이 박 대표 영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그룹 사업 재편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 에스엠그룹은 가수 매니지먼트 중심의 에스엠과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제작과 배우와 예능인 매니지먼트, 광고 사업을 영위하는 SM C&C와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제작을 하는 SM Life Design의 코스닥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SM Life Design은 에스엠이 에프엔씨애드컬처를 인수한 뒤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펼친다면서 사명을 변경한 상태다. SM C&C는 지난해 SK플래닛의 광고 사업부를 인수한 뒤 국내 5위의 광고 대행사로 성장했다. 이미 상반기 매출액의 52%를 광고 사업부에서 올리고 있다.


따라서 키이스트가 이번 기회에 드라마 및 영화 등 콘텐츠 제작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이스트는 주지훈, 정려원, 엄정화, 김동욱, 우도환 등 주연급 배우들을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SM C&C와 사업이 중복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SM C&C는 강호동, 신동엽, 김병만 등 스타 MC 중심으로 소속 아티스트가 바뀐 상태다.

최근 CJ E&M의 스튜디오드래곤, 카카오의 카카오M, JTBC 등이 영상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에스엠 입장에서는 스튜디오드래곤과 JTBC가 배우 매니지먼트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에스엠은 SK텔레콤이 2대 주주로 올라있다. SK텔레콤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옥수수를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에스엠이 콘텐츠 제작 확대 수혜를 기대해볼 수 있다. 또 일본 최대의 한류 케이블 채널 KNTV를 보유하고 있는 키이스트를 통해 콘텐츠의 글로벌 유통 확대도 가능하다.

드라마와 영화 제작 부문은 빠른 시일 내에 청사진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키이스트는 현재 자회사 콘텐츠K와 협력해 영화 '사자'를 제작하고 있다. '사자'는 지난해 여름 흥행한 '청년경찰' 김주환 감독의 신작이다. 향후 드라마와 영화 제작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최근 엔터업계는 카카오M이 이병헌, 김태리 등 한류 배우 소속사 지분을 확보한 뒤 배우 기획사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며 "박 대표가 엔터 업계에서 두터운 신뢰를 받는 만큼 신인 발굴과 스타급 배우 영입도 가능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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