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쇼기 실종'에도… 트럼프 "사우디와 좋은 관계", 왜?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8.10.1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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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사위 쿠쉬너, 빈 살만 왕세자와 밀착 관계…
일부선 트럼프와 사우디 재정적 유착관계 의심도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언론인 자말 카쇼기의 실종으로 미국 의회가 사우디에 대한 제재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를 등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사우디를 제재하면) 무엇이 우릴 이롭게 하는가?" 반문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고 현 상황은 나쁘지만, 사우디와의 관계는 여전히 '훌륭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우디는 군사장비 마련과 일자리 창출 등으로 미국을 위해 1100억 달러를 쓰고 있다"며 "제재할 경우 그 돈이 러시아나 중국 또는 다른 곳에 흘러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NYT는 미 의회가 사우디를 제재할 것을 요구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이유로 그의 사위인 자레드 쿠쉬너와 모함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관계를 꼽았다. 쿠쉬너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중동 정세 관련 조언을 하고 있다. 쿠쉬너는 빈 살만 왕세자와 사우디와 미 워싱턴을 오가며 만찬 회담을 가질 정도로 친밀한 사이이다.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방문 때 1100억달러 규모의 무기 거래가 성사됐다며 환호했는데 이 역시 쿠쉬너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쿠쉬너는 사우디의 지원을 받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를 수립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NYT는 쿠쉬너가 훗날 빈 살만 왕세자가 왕위를 계승하게 되면 이 역시 적극 추진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중동전문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과 재정적 유착관계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러한 유착관계로 인한 미국의 눈감아주기 때문에 사우디가 점점 폭주하고 있다는 일부의 시각도 있다.

앞서 지난 5월과 8월 사우디는 여성인권 운동가를 체포했고, 이중 일부는 사형을 구형받기도 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이중 인권 문제를 공개 제기한 캐나다를 상대로는 무차별적인 보복 조치를 취했다. 게다가 사우디의 예멘 공습에도 미국은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에 기고자이기도 했던 카쇼기는 사우디 왕실을 비난해 온 인물이다. 지난 2일 결혼 서류 발급을 위해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 방문한 이후 실종됐고, 터키 정부는 그가 사우디 왕실의 지시로 영사관에서 살해된 뒤 시신이 옮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터키 고위 관료들은 카쇼기가 살해당했다는 증거 녹음과 영상이 있다고도 주장한다.

이에 미 의회는 사우디를 배후로 지목하며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은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미국)이 계속해서 사우디를 지원하는 한, 사우디는 계속해서 시민들과 언론인들을 죽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당장 사우디에 무기 판매와 군사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도 "미국이 사우디와의 군사적, 정치적, 그리고 경제적 관계를 재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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