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1200억 유상증자 결의…대출속도는 당분간 조절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8.10.1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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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20일 주금납입 완료…IMM PE 주요주주로 참여

케이뱅크, 1200억 유상증자 결의…대출속도는 당분간 조절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던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12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유상증자는 오는 12월 완료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대출 판매 속도는 계속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936만3200주(968억1600만원)와 전환주 463만6800주(231억8400만원)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로써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기존 38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주식대금 납입일은 전환주에 한해서만 이달 30일로 정해졌다. 보통주는 오는 12월20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국내 사모펀드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주요주주로 참여하기로 했다. 방식은 증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권주를 인수하는 것으로 규모는 추후 결정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IMM PE는 우리은행 지분 6%를 보유하는 등 은행 등 금융업 경험이 풍부한 투자자"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이번 증자로 당장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케이뱅크는 주주사가 현재 20개에 달하는 등 복잡한 주주 구성으로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에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했지만 올해 7월 추진한 증자에서는 당초 목표액인 1500억원을 다 채우지 못하고 300억원 증자에 그쳤다.

이에 케이뱅크는 지난 6월부터 일반가계신용대출과 중신용자를 위한 슬림K신용대출 등 상품 판매 중단을 거듭하며 제대로 된 영업을 하지 못했다. 케이뱅크의 여신규모는 올해 1월 800억원 늘어났으나 2월~4월에는 매달 400억~600억원, 5~6월엔 매달 300억원, 7~8월엔 매달 200억원 증가한데 이어 지난달엔 1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자산 증가 속도가 제한된 상황에서 케이뱅크가 지난해 4월 출범한 이후 대출 만기가 도래하면서 건전성도 악화됐다. 2분기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0.44%로 1분기의 0.17%에 비해 0.27%포인트(p)가 높아졌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4월 초 출범한 이후 연체율이 같은해 3분기 0.03%, 4분기 0.08%에 이어 올해 1분기 0.17% 등으로 낮았으나 2분기 급격히 높아졌다. 부실채권 비율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해 3분기 0.01%, 4분기 0.05%에 이어 올해 1분기 0.12%에서 2분기에는 0.22%로 오름폭이 커졌다.


케이뱅크는 은산분리 완화를 골자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업 운영 속도를 높이기 위해 주요주주인 KT를 대상으로 추가 증자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지난 4월 열린 출범 1주년 간담회에서 "2분기 아파트담보대출, 3분기 간편결제, 4분기 법인뱅킹 등 출시로 풀뱅킹 서비스를 갖추겠다"고 밝혔지만 모두 출시되지 못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KT가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아 은행법상 10% 초과 보유 승인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은행법 시행령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 10%를 초과 보유하려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최근 5년간 금융관련 법, 조세범처벌법,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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