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사물인터넷) 기기의 대중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빠르게 현실화되면서 보안위협도 커지고 있다. 네트워크 통신을 통해 기기의 실시간 원격 제어가 가능해진 가운데 네트워크 취약점을 이용한 신종 해킹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해진 기기, 다양해진 타깃=지금까지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IT 기술의 발달은 인류에게 축복이었다. 통신을 통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가족과 실시간으로 대화하고,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 하루 종일 꺼두었던 집안의 냉난방기기를 귀가 30분 전 미리 가동시켜 쾌적한 환경으로 만드는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능률도 상승시켰다. 그러나 초연결 사회에 진입하면서 축복이었던 IT 기술은 또 다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네트워크 취약점을 타고 해커들이 일반 가정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 TV, 스마트 냉장고, AI(인공지능) 스피커 등 IoT 기기를 통한 해킹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가트너는 2022년까지 일반 가정에서 500개 이상의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기 수가 늘어나면 지켜야 할 정보들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올 3월 발표한 ‘2017년 정보보호 실태조사’에 따르면 개인들은 IoT 기술이 상용화될 때 가장 우려되는 부분으로 ‘다양한 사물의 연결로 인한 관리 취약점 증대’(54.9%, 중복가능)를 꼽았다. ‘많은 종류의 데이터 발생과 처리로 인한 개인정보 침해 위협 증가’도 53.8%에 달했다.
◇커지는 보안위협…피해액도 ‘껑충’=전문가들은 스마트시티, 스마트홈, 자율주행자동차 등 기술의 발달로 보안 위협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스마트홈 시대의 도래로 위협 요소가 더 많아졌다. 원격으로 가스 밸브를 잠그거나 전등을 켜고 끌 수 있는 스마트홈 컨트롤러가 탑재된 아파트가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홈 콘트롤러 사용을 위한 별도 인증 절차가 없어 다른 집의 컨트롤러를 사용해 가스 밸브를 열거나 전력 사용을 유발하는 사례도 KISA에 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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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구글 등 굵직한 IT 기업부터 테슬라 등 완성차 업체까지 자율주행차를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보고 개발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자동차 해킹 사례도 포착돼 또 다른 화두가 되고 있다. 자동차는 고속으로 달리는 만큼 사고 발생시 운전자 및 보행자의 생명에 큰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에서는 한 20대 남성이 스마트폰으로 테슬라의 고급 전기차인 모델S를 해킹, 자동차를 조작하고 차량 문을 잠금 해제 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차량 해킹 과정에서 GPS를 비활성화해 이동 경로 추적을 피하기도 했다.
실제로 사이버 범죄 피해액도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보안 기업 맥아피가 올 봄 CSIS(국제전략문제연구소)와 함께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이버 범죄가 전 세계 경제에 끼치는 피해는 연간 6000억달러(약 678조원)에 달했다. 이는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0.8%에 해당하는 규모다. 2014년과 비교해 20% 증가한 수치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IoT 기기들이 사용되지 않는 순간에도 인터넷에 연결돼 있기 때문에 해커들은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기기들이 대중화될수록 위협의 강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