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콜110' 상담사에게 성희롱·욕설하면 형사처벌 받는다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2018.09.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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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악성 민원인 형사고발, 상담사 접촉 차단 등 지침 시행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해 9월22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국민콜 110에서 상담사들과 도시락을 먹으며 간담회를 갖고 있는 모습.기사내용과 무관./사진=뉴스1 DB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해 9월22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국민콜 110에서 상담사들과 도시락을 먹으며 간담회를 갖고 있는 모습.기사내용과 무관./사진=뉴스1 DB


"씨xx아! x같은 소리하고 있네"

최근 6개월 간 국민콜 110 상담사들이 이 같은 민원인의 성적 언어표현이나 비하 발언, 욕설 등으로 한 사람이 최대 1564건의 악성·강성민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오는 10월부터 국민콜110 상담사들에게 성희롱·욕설 등을 한 민원인을 형사고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권익위는 국민콜110 상담사를 보호하고,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민원안내콜센터 상담사 보호에 관한 업무 운영지침'을 제정해 10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그동안 국민콜110 상담사는 대국민서비스의 최일선에서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316개 행정기관 업무에 대한 민원을 안내하거나 상담업무를 수행해왔다.



그러나 상담사들은 민원인들의 성희롱, 욕설 외에도 내용불명, 상습‧강요, 반복‧억지민원 등 월평균 2100여건 이상의 악성‧강성민원에 시달려 왔다.

권익위는 악성·강성 민원전화가 걸려올 경우 상담사에게 통화를 종료하게 하고, 악성‧강성민원 전담팀으로 이관해 대응하도록 해왔다. 그럼에도 2차 민원이 발생하거나 동료 상담사 피해 등을 우려한 상담사들은 통화를 종료하지 못하고, 계속 통화상태를 유지해 악성‧강성민원에 시달려왔다.

이 때문에 권익위는 성희롱, 폭언 등 악성‧강성민원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콜110 상담사들의 근무여건을 개선 차원에서 상담사 보호방안을 마련해 지난해 9월 11일부터 1년간 시범운영을 실시해왔다.


이 같은 시범운영을 실시한 결과, 매일 걸려오는 악성‧강성민원이 하루 평균 71건에서 6건으로 크게 줄어들어 상담사 보호방안이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권익위는 시범운영을 하면서 나타난 일부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운영지침을 마련하고,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17일까지 행정예고를 마친 후 10월 1일부터 본격적인 상담사 보호방안 시행에 들어간다.

새롭게 시행될 운영지침에 따르면 민원인의 폭언이 관계 법률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면 민원인은 수사기관에 고발되고, 상담사가 해당 민원인에 대한 고소나 고발, 손해배상 청구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담사가 특정 민원인으로부터 분리해 줄 것을 요청하면 업무 담당자를 교체해 줘야 하고, 감정노동으로 인한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입는 상황을 예방하며 피해를 입을 경우 이를 치료하는 등 상담사를 보호하기 위한 각종 조치도 포함돼 있다.

특히 악성 민원인 고발 조치와 병행해 해당 민원전화번호에 대해서는 일정기간(7일) 동안 국민콜110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없도록 해 상담사가 민원 재발생에 대한 두려움 없이 통화를 종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상담사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들이 담겨 있다.

황호윤 권익위 서울종합민원사무소장은 "이 운영지침이 본격 시행되면 국민콜110 상담사의 권익을 증진하고, 근무여건을 향상시켜 대국민 상담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공공기관 및 민간기관의 콜센터로 확산시켜 상담사들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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