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상장 철회…하반기 IPO 시장 변수로 부각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8.09.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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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장 실패는 자진 철회가 대부분…증시부진 등 영향으로 최대치 전망 IPO 시장에 악영향

IPO(기업공개) 시장이 하반기 들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코스닥 신규상장 기업 수가 최대치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IPO 추진 기업의 자진 이탈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해 올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상장 절차가 중단된 기업은 10개다.
잇따르는 상장 철회…하반기 IPO 시장 변수로 부각


올해 IPO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상장 실패 기업 대다수가 심사 미승인 때문이 아니라 심사 및 공모 철회로 상장절차가 중단됐다는 점이다. 10개 기업 중 심사 미승인은 에코프로비엠이 유일하다. 지난해의 경우 상장 실패 기업 27개 중 절반에 가까운 12개 기업이 심사 미승인 사유로 증시 입성에 실패했다.



특히 올해는 상장 실패 기업 10개 중 3개 기업이 심사를 통과한 뒤 공모를 철회했다. 심사 철회의 경우 심사 승인이 어렵다고 판단할 때 발행회사 스스로 택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지만, 공모 철회는 이례적이다. 지난해 상장 실패 27개 기업 중 공모철회 기업은 스팩합병상장을 시도한 메디오젠뿐이다.

이는 올해 IPO 추진 기업을 대상으로 회계감리가 강화된데다 증시 부진으로 인한 시장 분위기 침체, 과도한 밸류에이션 책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실제로 지난 3월 SK루브리컨츠와 7월 HDC아이서비스의 경우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자 공모를 철회했다.



IPO 추진 기업의 자진 이탈이 잇따를수록 하반기 공모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코스닥벤처펀드 출범 등 올해 정부 차원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침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최근 올해 코스닥 신규상장기업 수가 85개(스팩 제외)로 2005년 거래소 통합 뒤 최대치를 달성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은 34개로, 하반기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속도를 내야 한다. 현재 코스닥 예심청구 뒤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은 50여 개로 파악된다.

더구나 올해는 SK루브리컨츠,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기업의 이탈로 공모금액 규모가 전년대비 역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으로 IPO 시장 분위기 침체가 이어져 상장을 자진 철회하는 기업이 늘어날 경우 신규상장기업 수 지표에서도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증시가 활황일 때 상장을 준비한 기업이 많은데 하반기 증시 부진이 깊어지면서 밸류에이션 고민이 커진 회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빡빡해진 회계감리 영향으로 상장 일정을 맞출 수 없게 된 기업도 속속 나타나면서 발행회사의 자진 이탈이 하반기 IPO 시장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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