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평양방문 이재용, 11년만의 최태원…총수들의 2박3일

머니투데이 평양공동취재단, 권다희 기자 2018.09.2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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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18 평양]양묘장 등 방문…'경협' 기대감 엿보여

첫 평양방문 이재용, 11년만의 최태원…총수들의 2박3일


문재인 대통령 평양 방문에 특별수행단으로 동행한 경제사절단은 18일 부터 사흘간 북한 경제 총괄 당국자와의 면담, 묘목을 기르는 양묘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최태원 SK회장 등 11년만에 북한을 다시 찾은 총수들은 카메라를 들고 달라진 평양의 모습을 담는데 여념이 없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북한과 각별한 인연을 가진 기업인들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바람을 강조했다.



북한 리용남 내각부총리와의 면담을 앞두고 최태원 SK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평양 인민문화궁전에 앉아 있다./사진=평양공동취재단 북한 리용남 내각부총리와의 면담을 앞두고 최태원 SK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평양 인민문화궁전에 앉아 있다./사진=평양공동취재단
◇北 경제사령탑 만난 총수들 … "평양, 2007년과 달라졌다"


최태원 SK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기업 대표를 포함한 17명의 경제인들은 18일 오후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평양시 중구역 소재 인민문화궁전에서 '북한 경제사령탑' 리용남 내각부총리를 만나는 것으로 별도 일정을 시작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평양역 건너편 새로 지은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써져 있었던 게 인상에 남는다"면서 "삼성의 기본경영 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인데 세계 어디를 다녀 봐도 한글로 그렇게 써져 있는 것을 본적이 없는데, 한글로 된 것을 처음 경험했다"고 전했다.

최태원 회장은 "11년 만에 오니까 많은 발전이 있는 것 같다"며 "건물도 많이 높아졌지만 나무들도 많이 자라난 것 같고, 상당히 보기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회장은 2007년 정상회담 당시에도 대통령 수행단으로 방북한 경험이 있다.

경제인들은 이날 오후 6시25분부터는 평양대극장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을 대통령과 함께 관람했고, 공연 후 목란관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과 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기도 했다.


18일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회장, 최태원 SK회장이 참석했다./사진=평양공동취재단 18일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회장, 최태원 SK회장이 참석했다./사진=평양공동취재단

19일 옥류관 오찬에 함께한 경제인들/사진=평양공동취재단 19일 옥류관 오찬에 함께한 경제인들/사진=평양공동취재단
◇'산림협력' 경협 재개 첫단추?…양묘장 찾은 총수들

둘째날인 19일 경제인들은 옥류관 오찬까지 대통령과 같은 일정을 소화했다. 이후 첫 방문 장소는 방문한 곳은 묘목을 기르는 양묘장. 황해북도 송림시 석탄리에 있는 조선인민군 112호 양묘장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재건을 지시한 곳이다.

북측이 이날 방북 경제인들의 일정을 양묘장 방문으로 잡은 이유에 대해서도 추정이 무성했다. 산림협력은 북한 주민 민생 개선과 밀접한 사업인만큼 제재에 저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분야가 경협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후 산림녹화정책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남북은 판문점 선언 이후 7월 산림분과 회담에서 양묘장 현대화를 포함한 산림조성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평양공동선언에서도 산림협력은 다시 한번 강조됐다.

경제인들은 양묘장 방문에 이어 평양 시내 소학교 및 학령 전 어린이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자 양성기관 ‘평양교원대학’을 방문했으며, 저녁에는 대통령과 함께 평양 시민이 자주 찾는 식당인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을 찾았다. 수산물식당에서 만찬 전 최태원 회장이 카메라로 식당 인근을 찍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19일 대동강수산물식당 만찬 전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등의 모습/사진=평양공동취재단 19일 대동강수산물식당 만찬 전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등의 모습/사진=평양공동취재단
19일 저녁 능라도 종합경기장에서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관람 중인 이재용 부회장 등의 모습/사진=평양공동취재단19일 저녁 능라도 종합경기장에서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관람 중인 이재용 부회장 등의 모습/사진=평양공동취재단
◇경협 재개 희망…北 "예나 지금이나 현정은 회장 일 잘되길 바라"


'경협'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곳곳에서 표현됐다. 18일 리용남 내각부총리르 만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남북관계가 안 좋으면 늘 마음이 아팠다. 빨리 다시 시작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자 리용남 내각부총리는 "현정은 회장 일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화답했다.

같은 자리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10년 전에는 북한에서 무연탄을 수입했다"고 인연을 전하면서 "서로의 관계가 다시 개선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리용남 내각부총리와 면담에 배석한 북측인사들의 면면에선 북측의 경협 재개 희망도 엿보였다. 이 자리엔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용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등 대표적인 경협 분야의 장관급 관료 들이 동석했다.

또 북측 경협 담당 기구인 민족경제협력위원회의 방강수 위원장과 조철수 부위원장 및 대표적 경협인 금강산국제관광특구의 황호영 지도국장이 함께 했다.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경제인들/사진=평양공동취재단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경제인들/사진=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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