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만 중국산인데…" 美 추가 관세에 제3국 고민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2018.09.1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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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7일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에 관세 부과 발표
"트럼프의 관세가 세계 생산 네트워크 분열시킬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2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연 50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2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연 50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또다시 대중(對中) 관세를 발표하자 제3국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중국에 진출했던 기업들은 미국으로 생산기지 이전까지 생각해야 할 상황을 맞았다.

NHK는 2000억달러 규모에 대한 대중 관세가 발표된 18일(미국 시간으로 17일)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대한 3차 제재 조치를 오는 24일부터 발동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확산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이 관세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설명이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은 약 3만2000개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자동차나 전자기기 등 다양한 업종이 중국에 생산공정을 두고 있다.

NHK는 "이번 조치로 관세의 대상이 되는 품목이 늘어남에 따라 영향을 받는 일본 기업도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3차 관세 품목엔 스포츠용품 및 의류, 식료품부터 컴퓨터 등 전자기기, 라우터와 같은 인터넷 관련 제품 등 첨단 제품들까지 포함됐다.



우리나라와 대만, 유럽 국가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반도체의 경우 미국에 수입되는 제품 중 약 60%가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 대만, 유럽 기업들도 중국의 생산기지에서 (제품을 만든 뒤) 미국으로 수출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제품들엔 '중국산(Made in China)' 라벨이 붙어있지만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사전 생산은 대부분 한국과 일본, 대만에서 이뤄진다"며 "이들 모두가 중국 수출품으로 분류돼 관세가 적용되는 것"이라고 했다.

닛케이는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다국적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복잡한 공급망을 형성했다"고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높은 관세는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구축된 (생산) 네트워크를 분열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 정부 관리들은 미국 기업들이 대체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관세율을 일단 24일부터 10%를 적용하고 내년부터 25%로 상향한다고 전했다. NHK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 가격이 오르고 있어 일부 기업이 관세가 걸리지 않는 미국 등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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