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산책 하며 대화 하고 있다. 2018.04.27.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18~20일 3일간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전용기를 타고 평양으로 간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1차 정상회담때 이용했던 루트이고, 지난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제안한 방식이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선 환영행사를 통해 문 대통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의 말 대로라면 영접은 순안공항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환영행사는 앞선 두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와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북한 인민군을 직접 사열했다. 이후 백화원 초대소로 이동하는 길에 꽃다발을 들고 환영하는 '연도환영'도 수행했다.
회담은 과거처럼 둘째날인 19일 백화원 초대소에서 이뤄지는 게 우선 거론된다. 그리고 이튿날인 20일 공동선언을 하는 방식이다. 최근에 많은 행사가 이뤄지고 있는 노동당 본청도 최담 장소로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루종일 진행될 회담은 단독회담과 수행원을 포함한 확대회담이 진행될 전망이다. 도보다리 회담처럼 모든 수행원을 배제한 깜짝 단독회담이 재현될 수도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00년 6월13일~15일 진행된 정상회담은 하루종일 이어진 회담 끝에 14일 오후 11시20분 두 정상이 합의문에 서명했다. 2007년 10월2~4일 진행된 정상회담 때는 3일 오후 4시40분쯤 합의가 이뤄졌지만 선언문 작성을 위한 실무작업이 10월4일 오후 1시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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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이 끝나면 문 대통령은 북한의 일부 시설을 돌아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최근 경제발전에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산업시설을 방문하는 것이 유력하다. '역사 마니아'인 문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했을 때 만경대 고분이나 동명왕릉 등 사적지를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오찬과 만찬 음식들도 관심거리다. 지난 4.27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옥류관 평양냉면을 직접 배달했다. 그러나 멀리서 가져온 탓에 맛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해 북측은 아쉬운 마음을 전한 바 있다. 옥류관 본점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평양냉면을 맛보는 깜짝 이벤트 역시 가능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방중 당시 베이징 시내의 중국 식당을 찾아 요우탸오(油條·기름에 튀긴 꽈배기)와 중국식 두유인 더우장(豆漿) 등을 직접 맛본 적도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과 3차례 식사를 했다. 당시 첫날 환영 만찬에 북한은 메추리 완자탕인 ‘륙륙날개탕’을 비롯해 칠면조 향구이, 생선수정묵 등을 올렸다. 2007년 노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는 환영 만찬에 게사니구이(거위구이), 배밤채(배와 밤을 채 썬 음식), 잉어배살찜, 소갈비곰(갈비찜 종류), 꽃게 흰즙구이 등이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이 당시 북측 인사들에게 답례 만찬을 준비한 것처럼, 문 대통령 역시 음식을 준비해 갈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남북정상의 주요 일정들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최고지도자의 동선노출에 극도로 민감해하는 북한의 속성상 일부 이벤트의 장소와 일정은 회담 직전에야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