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치마를 안 입어, 여자가"…청주 A 여고 '미투' 추가 폭로

머니투데이 김건휘 인턴기자 2018.09.13 16:30
글자크기

"가해자 선생님이 불쌍하다"는 재학생들도 있어…"성희롱 피해자 아닌데 왜 옹호하냐" 반박

트위터의 'A여고 미투' 계정의 메인 화면이다. '공론화가 되어 제대로 가해자가 처벌을 받는 그 날까지'라는 소개 문구가 눈에 띈다. /사진=트위터 캡쳐트위터의 'A여고 미투' 계정의 메인 화면이다. '공론화가 되어 제대로 가해자가 처벌을 받는 그 날까지'라는 소개 문구가 눈에 띈다. /사진=트위터 캡쳐


충북 청주의 A 여고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성희롱 사례를 전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다. 이와 관련해 교육 당국도 진상 조사에 나섰다.

최초 폭로는 B 남자 교사의 성희롱이었지만, 다른 교사들도 가해자라는 학생들의 진술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충청북도교육청과 A 여고에 따르면 3~4명의 교사가 학생들을 성희롱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앞서 지난 8일 A 여고 학생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A 여고 미투'라는 트위터 계정에 "청주 A 고등학교 B 선생님의 성희롱을 공론화합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교사가 학생들의 얼굴과 몸매를 성적으로 평가했으며, 여성 혐오 발언을 함에도 학교와 교육청이 항의를 무시한다는 내용이었다.



글쓴이는 "B 선생님이 성적인 농담과 여성 혐오를 계속 해왔다"며 "성희롱 발언도 스스럼없이 내뱉었다"며 폭로했다.

그뿐만 아니라 "너희 내 앞에서 자면 안 된다. 여자가 남자 앞에서 자는 건 위험한 일이다", "여자 몸무게가 60㎏ 넘는 게 말이 되냐", "여자는 허벅지가 튼실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피해 학생들은 B 교사가 전자칠판을 두고 "터치가 예민하네. 지나가다 스치기만 해도 미투하는 여학생들처럼"이라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미투'가 확산되면서 학생들은 B 교사 외에 다른 교사들의 성희롱·성차별성 발언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계단에서 바지를 입고 다니는 학생에게 "왜 치마를 안 입냐. 여자가 그게 뭐냐"라고 지적한 교사, 방학이 다가왔을 무렵 "너네는 방학에 2㎏ 꼭 빼와!"라고 말했던 교사, 한 학생이 코를 푸니까 "어디서 여자가 XX같이 여기서 코를 푸냐"고 말한 교사에 대한 폭로가 들어왔다.

별다른 이유 없이 여학생들에게 밤에 전화를 자꾸만 한다는 교사에 대한 제보도 있었다.

이외에도 여자 교사가 학생들의 몸무게 등 신체를 이야기하면서 모욕적인 말과 성적인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는 글도 게시됐다.

'미투' 운동이 점점 확산되자 결국 교감이 사과문을 올렸다. /사진=트위터 캡쳐'미투' 운동이 점점 확산되자 결국 교감이 사과문을 올렸다. /사진=트위터 캡쳐
문제가 커지자 A 여고는 지난 10일 '미투'의 최초 폭로 대상자였던 B 교사를 모든 수업에서 배제했다. 이어 경찰서와 충청북도 교육청에도 사안을 보고했다. 11일에는 교사들이 '선생님들은 여러분을 진정으로 존중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사과했다.

교장과 교감이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교감은 학생들에게 추가로 사과문을 보내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히 교육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거듭 상처를 입은 학생 모든 분께 사죄를 드린다"며 "건강한 학교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경찰은 아동성폭력지원센터와 함께 학생들과 교직원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