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마윈, 내년 9월 회장직 떠난다…후임은 장융 CEO(상보)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유희석 기자 2018.09.1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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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승계 계획 공개…"알리바바는 한번도 마윈에 속하지 않았지만 마윈은 영원히 알리바바에 속할 것"

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를 아시아에서 가장 가치있는 회사로 키운 마윈 창업자 겸 회장이 10일 창립 19주년을 맞아 자신이 1년 후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포함한 경영 승계 계획을 발표했다. 후임자로는 장융 현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했다.

마윈은 이날 알리바바가 소유한 전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알리바바는 한번도 마윈에 속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윈은 영원히 알리바바에 속할 것이다"라며 이같은 승계 계획을 공개했다. 마윈은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승계를 위해 회장직을 물려주는 내년 9월10일까지는 현직을 유지하고, 이사회 이사직은 2020년 주주 총회까지 유지할 예정이다. 마윈이 회장직을 물러나는 내년 9월10일은 그의 만 55세 생일이자 절강성 항저우의 한 아파트에서 알리바바를 창립한 지 꼭 20년이 되는 날이다.



마윈은 편지에서 "지난 10년 동안 이러한 승계 계획을 준비하고 많은 생각을 해왔다"면서 "이 변화는 알리바바가 개인에 의존하는 회사에서 조직의 탁월함과 인재 육성 문화라는 시스템 위에서 구축된 다음 단계의 회사로 올라섰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1999년 창업했을때 우리의 목표는 중국과 세계가 자랑스러워하고, 3개의 세기를 넘어 102년간 지속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었다"면서 "우리는 누구도 102년 동안 회사에 머무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윈은 회장직을 물러난 이후 알리바바 파트너십에서 창업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하고 이 파트너십의 업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업에서는 물러나지만 창업자로서 그룹의 실질적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파트너십에서는 일정부분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알리바바는 알리바바 파트너십이라는 합의체를 이사회 위에 두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마윈 등 창업 멤버들과 시니어 경영진 등이 알리바바 파트너십 멤버를 구성한다. 현재 총 36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마윈 등 5명의 창업자는 알리바바 파트너십의 종신 멤버다.



마윈은 편지에서 "우리가 개발한 파트너십 시스템은 우수한 거버넌스 및 지속 가능성에 대한 창의적인 해결책으로, 지속적인 혁신, 리더십 승계, 책임성, 문화적 연속성 등 거대 기업들이 직면한 몇 가지 과제를 극복할 수 있었다"면서 "이 시스템과 우리 문화를 지키려는 노력이 고객, 직원 및 주주들의 사랑과 지지를 적재적소에서 얻어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윈은 이날 편지에서 평소의 언급대로 교육계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마윈은 항저우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영어교사를 하다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2014년 마윈재단을 설립해 중국 시골의 교육을 개선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나는 교육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기를 원한다"면서 "세계는 크고, 나는 아직 젊다. 그러므로 나는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 항저우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마 회장은 1999년 6만달러(현재 환율로 6700만원)의 자본금으로 알리바바그룹을 설립했다. 첫 사업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다른 업체에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장터였다. 이후 2003년 판매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를 설립하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세계 8억7000만명의 고객에게 하루 5500만개의 물품을 배송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시가총액도 4000억달러(약 450조원)를 넘는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이다.


마윈에 이어 알리바바를 이끌 장융은 2015년 5월 당시 43세의 젊은 나이로 CEO에 올라 마윈과 함께 알리바바의 '신유통' 전략을 추진했다.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유쿠투더우(優酷土豆)', 음식배달 서비스 '어러머(餓了麽)' 등의 굵직한 인수합병 작업도 진두지휘해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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