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이너
마윈은 이날 알리바바가 소유한 전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알리바바는 한번도 마윈에 속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윈은 영원히 알리바바에 속할 것이다"라며 이같은 승계 계획을 공개했다. 마윈은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승계를 위해 회장직을 물려주는 내년 9월10일까지는 현직을 유지하고, 이사회 이사직은 2020년 주주 총회까지 유지할 예정이다. 마윈이 회장직을 물러나는 내년 9월10일은 그의 만 55세 생일이자 절강성 항저우의 한 아파트에서 알리바바를 창립한 지 꼭 20년이 되는 날이다.
마윈은 회장직을 물러난 이후 알리바바 파트너십에서 창업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하고 이 파트너십의 업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업에서는 물러나지만 창업자로서 그룹의 실질적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파트너십에서는 일정부분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알리바바는 알리바바 파트너십이라는 합의체를 이사회 위에 두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마윈 등 창업 멤버들과 시니어 경영진 등이 알리바바 파트너십 멤버를 구성한다. 현재 총 36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마윈 등 5명의 창업자는 알리바바 파트너십의 종신 멤버다.
마윈은 이날 편지에서 평소의 언급대로 교육계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마윈은 항저우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영어교사를 하다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2014년 마윈재단을 설립해 중국 시골의 교육을 개선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나는 교육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기를 원한다"면서 "세계는 크고, 나는 아직 젊다. 그러므로 나는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 항저우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마 회장은 1999년 6만달러(현재 환율로 6700만원)의 자본금으로 알리바바그룹을 설립했다. 첫 사업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다른 업체에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장터였다. 이후 2003년 판매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를 설립하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세계 8억7000만명의 고객에게 하루 5500만개의 물품을 배송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시가총액도 4000억달러(약 450조원)를 넘는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마윈에 이어 알리바바를 이끌 장융은 2015년 5월 당시 43세의 젊은 나이로 CEO에 올라 마윈과 함께 알리바바의 '신유통' 전략을 추진했다.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유쿠투더우(優酷土豆)', 음식배달 서비스 '어러머(餓了麽)' 등의 굵직한 인수합병 작업도 진두지휘해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