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칼럼3] 창업성공, 문화를 팔아라.

머니투데이 김영선 이제마무인스터디카페 대표 2018.09.0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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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장사가 잘되는 집이 있다. 장사가 잘되는 집이 맛집인 경우 찾아가 줄서서 먹어봐야 별 맛도 아닌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반드시 맛이 전부는 아닌 것이다. 비근한 예로 인천에 사람들이 줄서서 먹는 민물매운탕집이 있다. 워낙 장사가 잘되다 보니 매운탕집 딸이 멀찍이 떨어진 곳에 분점을 냈는데 파리만 날리다가 망해버렸다. 본점을 운영하는 어머니가 딸에게 매운탕을 끊이는 모든 비법을 전수해 주었는 데도 말이다.

상권이나 길목이 나쁜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이때 사람들은 터를 따지고 사주팔자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은 문화의 차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문화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몸에 배어 조건반사적으로 행동이 나오는 것이 문화다. 이처럼 몸에 배인 문화가 흐트러지면 사람들은 뭔가 거북스러워지고 불편함을 느껴 이용이 싫어지는 것이다. 장사란 그러한 문화를 어떻게 창출하고 고객들에게 접목시키는가에 따라 판도가 달라진다. 천편일률적으로 웃고 친절하고 상냥한 것은 자신만의 문화가 아니다.



스타벅스는 아직도 진동벨을 쓰지 않고 매장에서 직원들이 큰 목소리로 고객들을 호명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주문한 음료가 나오기까지 카운터 앞에서 기다려야 되고 이는 밖에서 보기에 늘 북적거리는 카페처럼 보여 고객이 고객을 불러들이는 문화를 창출하는 것이다.

지금은 재개발로 사라졌지만 과거 영등포 시장 부근의 곰탕집에서는 고객들에게 식은 밥을 제공했다. 따뜻한 밥이 좋은 것이라는 관념을 깨고 뜨거운 국물인 곰탕은 원래 식은 밥을 말아먹기 위한 방편이었다며 주인은 끝까지 식은 밥을 제공했다. 먹어보면 확실히 뜨거운 곰탕에는 식은 밥을 말아먹어야 제격이었다.



새 옷임에도 불구하고 애초부터 찢어진 청바지를 파는 것도 하나의 문화였고 테이블마다 주전자에 깍두기 국물을 담아놓아 손님들이 설렁탕에 부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것도 하나의 문화다. 하남의 어느 밥집은 지금도 손님들이 빈방에 앉아 있으면 밥상을 차려서 상채로 종업원이 들고 들어온다. 떡볶이는 고추장을 풀어 빨개야 된다는 관념을 깬 하얀 떡볶기의 신당동 떡볶이도 확실히 차별화된 문화다.

이러한 남다른 소소한 하나하나의 행동패턴이 문화로 이루어지는 것이고 이처럼 알게 모르게 형성된 사소한 문화는 고객들에게 무의식으로 각인되어 고객을 불러들이는 흡입력이 생기는 것이다. 장사가 잘되는 모든 곳을 둘러보자. 알게 모르게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 흔히 장사가 잘되는 협소한 식당이 매장을 확장하여 인테리어를 새로 하고 나면 갑자기 영업이 안 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동안 형성된 그들만의 문화가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고객들이 생소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창업에서 스토리와 문화를 팔자. 나는 어떠한 문화를 만들 것인가. 이것이 장사의 성패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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