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자동차보험 600개 특약 점검…보험료 인상 제동거나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8.09.0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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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낮은 특약 보험료 낮추기로, 차 보험료 인상 고심 중인 보험사에 이중 부담

금융당국, 자동차보험 600개 특약 점검…보험료 인상 제동거나


금융당국이 600여개에 달하는 자동차보험 특약에 대해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특약 요율을 대대적으로 정비해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인 손해율이 낮은 특약은 보험료를 낮출 방침이다. 정비요금 인상과 폭염 및 폭우로 인한 손해율 상승으로 자동차보험료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보험사들로선 적지 않은 부담이다.

5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 11개 손해보험사에 자동차보험 특약 현황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손보사들은 이번주 중에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보험 특약의 △종류 △손해율 △최근 3년간 특약별 판매건수 △최근 4~5년 간 보험료 조정 추이 등을 제출할 예정이다. 대부분이 팔고 있는 마일리지(주행거리) 할인 특약이나 자녀 할인 특약 등을 비롯해 각사별로 판매하고 있는 특약은 최소 50개에서 많게는 60개가 넘는다.

금감원은 특약이 너무 많아 가입자가 거의 없는 상품도 있는데다 보험사별로 특약의 명칭도 제각각이라 소비자들의 혼란을 일으킬 수 있어 상품과 명칭을 정비할 계획이다. 문제는 상품을 정비하면서 요율도 함께 점검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특약 보험료 조정 추이와 현황을 점검해 손해율이 낮은 상품은 보험료를 낮출 방침이다.



각종 요인으로 2년여 만에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검토 중인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이 특약 요율 일제 점검에 나서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정비요금 상승과 이용료가 비싼 상급병원 이용 확대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와 폭염, 폭우 등으로 인한 손해율 상승으로 최소 3~4% 정도의 보험료 상승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거의 10여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낸 자동차보험 부문이 올 들어 다시 적자 전환한 것도 부담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사업비를 절감하면 보험료 인상폭을 1~2%대로 낮출 수 있다며 압박하고 있어 선뜻 보험료 인상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점검 결과 손해율이 낮은 특약은 보험료를 낮추겠지만 손해율이 높은 특약이라고 보험료를 높이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동차보험의 특약 요율을 정비해 보험료를 낮춘다는 것은 장기보험으로 치면 각 담보별로 요율을 조정해 결국 보험료를 인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특약에 대한 점검은 예정됐던 일정이고 요율을 함께 보는 것도 맞다”며 “전체적인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균형감각을 가지고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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