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득 많이 늘어난 가구의 특징 “3인이상, 근로자, 맞벌이, 50세이상”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18.09.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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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233>2018년 상반기 가계소득동향 분석

편집자주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들 합니다.

올해 소득 많이 늘어난 가구의 특징 “3인이상, 근로자, 맞벌이, 50세이상”


“가구주 50세 이상, 가구원수 3인 이상, 근로자, 맞벌이, 고소득자”

자신이 위 5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올해 상반기 소득이 크게 증가한 부류에 속한다. 두 개 이상 중복된다면 그럴 가능성은 더 커진다.

통계청의 가계소득동향조사 결과가 상반기까지 발표됐다. 통계청이 전국에 거주하는 일반가구(농어가, 외국인가구 제외)의 소득동향을 조사해 매 분기마다 발표하는 소득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그해 소득이 가장 많이 오른 가구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특징은 △가구주 연령이 50세 이상 고령인 가구, △가구원수가 3인 이상인 대가족, △가구주가 임금근로자인 가구, △부부가 맞벌이인 가구, 그리고 △고액 연봉자 및 고소득 자영업자가구의 소득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자신이 위 5개 부류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올해 상반기에 소득이 크게 늘지 않았다고 해도 결코 실망할 필요는 없다. 2003년 이래 소득통계에서 특정 부류가 지속적으로 앞서는 추세는 없었기 때문이다. 즉 특정 부류가 한 해에 소득이 크게 늘었어도 그 다음해 감소하거나 소득증가율이 낮아지는 경우가 종종 일어 났다. 따라서 올해 상반기에 소득증가가 미미했던 가구가 내년에도 또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



먼저 연령별로 올해 상반기 가계소득동향을 살펴보면, 가구주가 50대인 가구는 올해 소득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데 이어 2분기에도 7.3% 증가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소득증가를 맛봤다.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구도 1분기에 소득이 작년보다 4.0% 증가했고 2분기엔 7.4% 늘어 50대 가구 다음으로 올해 소득 증가가 컸다. 과거 2014년에도 올해처럼 50세 이상 고령 가구의 소득 증가가 컸었다. 그러나 그 직전해엔 50세 이상 가구의 소득증가율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지난해에도 50대 가구의 소득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50세 이상 고령 가구의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50대 가구의 비중은 25.1%로 2003년 16.5%에 비해 불과 15년새 9%p 가량 늘었고, 60세 이상 가구는 2003년 13.0%에서 올해 29.1%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39세 이하 가구의 비중은 36.7%에서 16.7%로, 40대 가구의 비중은 33.8%에서 29.1%로 쪼그라들었다. 인구 고령화가 소득통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음으로 가구원수별 가계소득동향을 보면, 가구원수가 5인 이상인 가구의 올해 2분기 소득이 10.9% 늘고 1분기에도 12.7% 증가해 가구원수 구분 가운데 가장 큰 소득 증가를 기록했다. 과거 2007년에도 5인 이상 가구의 소득증가율이 가장 높았었다. 5인 이상 가구는 지난 2년간 소득이 감소했던 터라 올해 소득 증가는 매우 반가운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4인 가구도 올해 소득이 1분기에 6.0% 증가한데 이어 2분기에도 7.3% 증가해 높은 소득 증가를 맛봤다. 3인 가구도 올해 상반기에 소득이 4% 이상 많이 증가했다. 과거 2010년에도 3인 이상 가구가 가장 큰 소득증가를 경험했다.

반면 2인 가구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모두 소득이 감소했는데 과거 2016년에도 상반기 내내 소득이 감소한 적이 있다. 그러나 2017년엔 2인 가구의 소득증가율이 가장 높았었다.

올해 2인 가구의 소득이 줄어든 요인 중의 하나는 인구 고령화 탓이다. 2인 가구의 가구주 평균 연령은 60.87세(2분기, 1분기는 60.69세)로 가구원수 구분 가운데 가장 높다. 이는 2인 가구의 상당수가 자녀가 취직이나 결혼 등으로 독립하고 노부부 둘만 사는 가구임을 말해 준다.

가구주가 임금근로자인 가구(근로자가구)와 자영업자·무직자인 가구(근로자외가구) 사이에 올해 소득증가에 있어 큰 차이가 났다.

근로자가구의 올해 소득증가율은 1분기 6.3%, 2분기 7.7%로 매우 높았는데 반해 근로자외가구는 각각 1.9%와 0.2%로 저조했다. 과거 2016년에도 올해와 같이 근로자가구보다 근로자외가구의 소득증가율이 낮았다. 그러나 2014년과 2015년엔 근로자외가구의 소득증가율이 더 높았다.

근로자가구는 지난해 2분기 소득이 0.4% 감소했으나 올해 7.7%로 크게 늘어 1년만에 소득이 크게 개선됐다. 근로자외가구는 1분기에 소득이 1.9% 늘어 과거 2년간 소득 감소세에서 벗어났지만 반등폭이 크지 않았다.

맞벌이 여부에 따라서도 올해 상반기 가계소득 증감률에 차이가 났다.

부부가 맞벌이인 가구의 1분기 소득은 7.7% 증가하고 2분기에도 7.8% 늘어나 올해 맞벌이 가구의 소득 증가가 뚜렷했다. 반면 맞벌이가 아닌 가구는 1분기에 소득이 정체하고 2분기엔 1.6%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작년엔 올해와 반대로 맞벌이외가구의 소득증가율이 더 높았었다.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맞벌이가구와 맞벌이외가구는 소득증가율을 두고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했다.

마지막으로 소득분위별로 보면, 올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는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9.3%, 10.3%의 소득이 늘어나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소득증가를 기록했다. 소득 차상위(4분위) 가구도 올해 상반기에 소득이 4% 증가해 작년 0%대 소득 정체를 벗어났다.

그러나 소득 하위 20%(1분위)와 차하위(2분위) 가구는 올해 소득이 크게 줄었다.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세는 2016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2014년과 2015년엔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가 소득 전부위 통틀어 가장 높았다.

2016년부터 시작된 저소득층 가구의 소득 감소세는 인구 고령화와 무관하지 않다. 올해 2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의 가구주 평균 연령은 62.50세(1분기 63.39세)로 평균 60세가 넘어섰다. 1분위 가구의 가구주 평균 연령은 2016년에 처음으로 60세가 넘어섰다. 따라서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세는 경제적인 문제와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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