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식탁을 점령한 '탄수화물'./사진=이미지투데이, 박가영 기자
탄수화물은 '밥심으로 사는'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영양소다. 실제로 한국인의 식탁에서 탄수화물의 비중은 높은 편. 일반적으로 섭취하는 에너지의 50~60%를 탄수화물에서 얻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질병관리본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국민 1인당 하루에 섭취하는 탄수화물 양은 전체 에너지 섭취량의 62%를 차지했다.
◇"밥 먹고 카페에서 케이크 한 조각 어때?"…탄수화물 중독 증상 주의
탄수화물은 몸속에서 당으로 분해돼 권장량 이상을 섭취하게 되면 체내 포도당 농도가 급상승한다. 혈당 수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며 이로 인해 포도당 농도는 다시 갑작스럽게 낮아진다. 이 과정에서 우리 몸은 포도당을 충분히 흡수했음에도 포도당이 다시 필요하다고 느끼게 된다. 밥을 먹어도 금세 허기를 느끼고 과자나 빵 등 단 음식을 찾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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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에 중독되면 인슐린의 작용이 무분별해진다. 인슐린은 혈중 포도당을 세포 속에 흡수시켜 에너지원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지만 과도하게 분비될 경우 사용 후 남은 포도당을 체지방으로 전환하기 때문. 이렇게 지방이 쌓이면 비만이 될 확률이 높아져 당뇨, 지방간, 고혈압 등 다양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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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쌀밥 대신 현미밥, 우유 식빵 대신 통밀빵 드세요"
탄수화물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좋은 탄수화물’을 골라 먹어야 한다. 좋은 탄수화물은 혈당지수(GI)가 낮은 음식이다. GI는 식품이 혈당을 얼마나 빨리, 많이 올리느냐를 나타낸 수치다. 같은 칼로리의 탄수화물을 섭취해도 GI가 낮은 음식을 먹으면 인슐린이 천천히 분비돼 혈당 수치가 조절되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그 때문에 밀가루, 백미, 백설탕 등 GI가 높은 정제 탄수화물 대신 통밀빵, 고구마, 현미밥 등 정제과정을 거치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GI가 낮은 탄수화물은 다른 영양소가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소화가 오래 걸려 추가적인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식욕 자체를 억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식사 직후에도 식욕을 억누르기 힘들다면 레몬, 자몽 등 신맛이 강한 과일을 먹거나 양치질을 하면 도움이 된다.
김경수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탄수화물을 의학적인 관점에서 알코올, 마약 같은 다른 중독물질처럼 보기는 어렵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탄수화물 섭취량이 상당히 많은 편이라 중독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며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콩, 두부 등 식물성 단백질의 양을 늘리는 등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