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SI 현대무벡스, IPO 앞두고 가치 고민 가중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8.08.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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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 추진 앞두고 비교기업군 주가 줄줄이 하락…밸류에이션 부담이 IPO 변수로

현대그룹 SI(시스템통합) 계열사인 현대무벡스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가운데 비교기업군의 주가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밸류에이션 고민이 깊어졌다. 공모시장에서 투자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물류 자회사 합병 효과 가시화 등 구체적인 성장 전략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무벡스는 연내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본격적인 IPO(기업공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이다.
현대그룹 SI 현대무벡스, IPO 앞두고 가치 고민 가중


현대무벡스는 지난 5월 옛 현대유엔아이가 현대무벡스를 흡수합병하고 지금의 사명으로 바꾼 회사다. 현대유엔아이와 현대무벡스 합병은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IT와 물류 회사 간 합병으로, 물류시스템의 IT 고도화 등 시너지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장 상황이다. 현대무벡스가 IPO를 추진할 경우 기업가치 책정 과정에서 다른 SI 업체의 시장가치를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 7월 상장한 롯데정보통신 (30,500원 ▼500 -1.61%)은 상장 이후 주가가 약세 흐름을 보이며 현재 공모가 아래에서 거래 중이다. 현재 주가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약 13.6배다. 롯데정보통신은 꾸준한 흑자를 기록했다는 측면에서 실적 안정성 측면에서 현대무벡스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다. 또 다른 그룹 SI 계열사인 포스코 ICT (40,750원 ▼350 -0.85%), 신세계 I&C (11,240원 ▲10 +0.09%) 모두 최근 주가가 하락세다.



이 같은 증시 분위기를 고려하면 현대무벡스가 밸류에이션 구조를 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무벡스의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PER 20배를 적용할 경우 기업가치는 1643억원이다.

이 때문에 현대무벡스가 상장 추진 시점을 계획보다 지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무벡스의 최대주주는 현정은 회장, 2대주주는 현대엘리베이터로, 지분구조를 보면 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의미가 큰 회사다. 아직 공모 구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IPO 과정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필요성이 적지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지난해 순이익 흑자전환에 이어 올해도 소폭의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 현대무벡스의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소비재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량 증가로 물류 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현대무벡스가 관련 분야에서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무벡스는 시장 상황이나 증시 분위기 등을 고려하며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아직 구체적인 공모 구조나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현대무벡스는 그동안 확보한 수주 실적을 고려할 때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도 점진적인 실적 우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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