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어 중국도 '흔들'…2년만에 주가 1/3토막 난 CJ CGV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8.08.27 17:10
글자크기

리라화에 위안화 리스크까지, 中 CGV 가치 1.6조→0.9조…베트남법인 IPO 효과 '글쎄'

터키 이어 중국도 '흔들'…2년만에 주가 1/3토막 난 CJ CGV


CJ CGV (5,750원 ▼70 -1.20%) 글로벌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율 리스크·경기 침체로 터키에 이어 중국에서도 손실을 내면서 CJ그룹의 영화사업 플랫폼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정체에 빠진 국내 부진을 상쇄하려고 해외 진출에 나섰지만 오히려 터키 리라화 폭락, 중국 위안화 절하 등 변동성이 큰 글로벌 시장에서 취약함을 드러냈다. 이는 주식시장에 그대로 반영돼 2016년 1월 14만원을 웃돌았던 CJ CGV 주가는 8월 현재 5만원대로 추락했다.



◇2년새 주가 1/3 토막…'리라화' 엎친 데 '위안화' 덮쳤다=CJ CGV는 27일 5만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가인 2016년 1월25일 14만1500원과 비교하면 60.8% 떨어졌다. 해외사업 성장 가능성을 무기로 2016년 상반기까지 10만원을 웃돌았던 CJ CGV 주가는 2년 가까이 내리막을 타고 있다.

2016년 하반기 6만원대까지 수직 하강한 뒤 지난해 상반기 8만원대까지 회복되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주저앉았다. 특히 올해 조정장에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외국인이 7~8월에만 CJ CGV 주식 730억원을 순매도해 주가가 2달만에 17.5% 빠졌다.



환손실 등 해외사업 리스크가 가뜩이나 좋지 않은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터키 금융위기로 시작된 리라화 하락으로 지난해 500억원 넘는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낸 것이 직격탄이 됐다. 올 연말까지 리라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추가로 500여억원대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터키에 이어 중국도 불안한 상황이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4월 이후 미 달러당 위안화 가치가 10% 가까이 떨어졌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가치 하락은 현지 법인 수익성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현지 구매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1조6000억원까지 봤던 중국 사업 가치를 9000억원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도 장치산업인 극장사업이 초기 투자 비용 대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데다 환율 등 대외변수가 기업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 때 2조원을 웃돌던 CJ CGV 시가총액은 이날 현재 1조1700억원으로 줄었다.


터키 이어 중국도 '흔들'…2년만에 주가 1/3토막 난 CJ CGV
◇믿을 건 베트남 뿐(?)…깜깜한 극장산업 전망=CJ CGV는 올 2분기에 매출액 4030억원, 영업이익 3억원, 당기순손실 19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9% 감소해 시장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밑돌았다. 임차료, 인건비 증가를 이유로 지난 4월 관람료를 인상했지만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국내에서 12억원 손실이 났고 중국(-18억원), 터키(-33억원) 등에서도 역시 적자를 냈다. 이익이 난 것은 베트남(52억원)이 유일했다. 베트남 법인(CGV베트남홀딩스)을 국내에 상장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미디어 환경 변화로 극장산업 전망이 어두워 베트남 법인 상장에 대한 비관론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CJ CGV가 베트남에서 영업을 잘하고 있지만 성장 정체를 맞은 국내 사업과 중국, 터키 등 불안요인을 모두 견인하기에는 힘이 약하다"며 "1년 전체 매출이 2조원이 안 되는데 순차입금만 9500억원에 달하는 CJ CGV 재무구조 개선에 베트남 법인 상장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영화관객 수가 2013년 2억 명을 돌파한 후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며 "상영관 시장 포화 문제는 글로벌 전반에 걸친 것으로 넷플릭스 등의 약진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