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NCR↓…"증시 둔화에 적극 투자 영향"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18.08.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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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조 PI 나선 미래에셋대우 1분기 대비 1017.9%p 하락, 기업금융 늘린 메리츠도 165%p 내려…변동장에 안정성 노린 삼성證 NCR 급등

국내 증권사 NCR↓…"증시 둔화에 적극 투자 영향"


증권업계의 NCR(순자본비율)이 올해 1분기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용 순자본에서 위험금액을 뺀 금액을 필요유지자본으로 나눈 NCR 값은 금융회사의 자본 건전성을 재는 데 쓰인다. 올해 상반기 증시 호황이 정점을 찍자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와 기업금융 등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국내 증권사 10곳 가운데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를 제외한 7곳의 NCR이 전 분기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대우 (7,810원 ▲180 +2.36%)의 NCR은 1699.9%로 1분기 2717.8% 대비 1017.9%포인트 줄어,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2000후반대 NCR을 유지하던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2분기 영업용순자본이 1조4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영향으로 NCR도 대폭 하락했다.

미래에셋대우의 NCR 하락은 상반기 공격적인 PI(자기자본 투자) 영향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판교 알파돔시티 오피스빌딩에 4000억원을 투자한 것을 비롯해 상반기에만 2조8400억원 가량의 PI를 집행했다. 셀 다운(인수 후 재매각) 등 일부 자금 회수를 제외하고도 공격적인 투자영향으로 영업용 순자본 비율이 하락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투자가 늘어서 NCR이 하락했지만 셀 다운 등으로 자금을 회수하면 다시 상승하게 된다"며 "건전성 악화보다는 자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 (6,100원 ▼200 -3.17%)의 2분기 NCR 역시 930.4%로 1000%선을 내줬다. 1분기 1095.7%에 비하면 165.3%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지난 1분기 대비해 대출금이 2조4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증가했고, 채무보증액이 9000억원 가량 늘어난 영향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두 회사 모두 증시가 둔화되는 국면에서 수익성 유지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 및 기업금융 다각화에 나서면서 재무건정성은 다소 악화됐다는 얘기다.


삼성증권은 반대 전략을 구사했다. 삼성증권의 NCR은 전분기 1080.8%에서 1381.6%로 30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만기도래한 사모사채 자금유입으로 영업용순자본이 4000억원 가량 늘어난 영향이다.

삼성증권 (38,350원 ▲350 +0.92%) 관계자는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노렸다면 만기도래한 사채를 다시 편입하는 방향을 택했을 것"이라며 "증시 전망 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재무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증권사의 NCR이 하락했지만 감독당국의 규제기준인 100%보단 매우 여유있는 수준"이라며 "증권업계가 브로커리지(중개매매)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자기자본을 적극 활용, 수익성을 좇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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