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에 10兆 베팅한 에쓰오일 2兆 추가이익 기대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8.08.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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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1단계 4.8조 이어 2단계 5조 이상 투자…석유화학 주요 업체로 도약

화학에 10兆 베팅한 에쓰오일 2兆 추가이익 기대


에쓰오일 (74,000원 ▼2,000 -2.63%)이 석유화학 설비 마련에 5조원 이상을 추가 투자한다.

4년 사이 2단계에 걸쳐 석유화학 사업 부문에만 10조원 수준의 투자 집행을 결정한 것으로 이를 통해 연간 총 2조원 가량의 추가 수익을 낼 전망이다. 사우디 국형석유회사인 아람코(AOC)가 대주주인 에쓰오일이 정유업 기반의 회사에서 석유화학 업종 주요 업체로 도약하게 되는 셈이다.



에쓰오일은 22일 연산 150만톤 규모의 스팀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짓기 위한 타당성 검토 수행에 나섰다고 밝혔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일환으로 추진되는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로 2023년까지 총 5조원 이상이 투자된다.

스팀크래커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투입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설비다. 공정상 나프타분해시설(NCC)로 분류된다.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은 여기서 생산된 에틸렌을 이용해 PE와 PP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에쓰오일은 이를 위해 울산시 온산공장 근교 부지 약 40만㎡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매입했다. 새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대규모 단일 설비를 갖춤으로써 경제성과 운영 효율성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2단계 프로젝트로 에쓰오일은 4년 사이 석유화학 설비 부문에만 10조원 가량을 쏟아붓는 결정을 하게 됐다. 에쓰오일은 2014년 1단계 프로젝트로 잔사유고도화설비(RUC)·올레핀다운스트림설비(ODC) 건설에 4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으며 이 설비는 이미 완공돼 올해 상업가동에 돌입한다.

국내 단일 프로젝트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다. 올해 결정된 석유화학업계 투자는 모두 2조원 수준이다. GS칼텍스가 에틸렌과 PE 생산시설에 2조 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 (100,000원 ▼400 -0.40%)과 합작으로 2조7000억원을 투입해 올레핀·폴리올레핀 생산설비 건설을 결정했다. LG화학 (373,500원 ▲500 +0.13%)은 에틸렌과 폴리올레핀 증설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1, 2단계에 걸친 총 10조원 수준의 투자로 에쓰오일이 2조원에 육박한 추가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에쓰오일이 제시한 1단계 RUC·ODC 가동에 따른 예상 투자 회수기간은 6년. 해당 설비 가동이 본궤도에 오르면 연간 8000억원 가량의 수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5조원 이상이 투입될 2단계 프로젝트의 예상 투자 회수기간과 이익 전망은 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에쓰오일 2단계 프로젝트의 절반에 못 미친 GS칼텍스의 에틸렌·PE 설비 투자가 연간 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제시된 것을 감안하면 이번 2단계 프로젝트는 1조원 수준의 영업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조원 규모의 추가 영업이익이 현실화할 경우 정유업 기반으로 출발한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업계 주요 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지난해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사업 부문에서 32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전체 영업이익의 24% 수준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정유 사업 성장폭은 제한적인 반면, 석유화학은 꾸준히 성장하는 데다 이익률도 높아 2단계에 걸쳐 석유화학 투자를 결정하게 된 것"이라며 "전체 사업에서 석유화학이 차지한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사진제공=LG화학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사진제공=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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