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계에서 잊을 만하면 제기되는 논란거리다.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면서 이 책을 번역한 데버러 스미스도 조명받았다. 수상의 기쁨도 잠시, 스미스는 오역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번역가 조영학은 "단순 오역은 문제"라면서도 "스미스가 우리말을 잘 이해해서가 아니라 한강의 문장을 모국어로 아름답게 '바꿔놓았기' 때문에 독자와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킹의 번역가로 유명한 조영학은 새 책 '여백을 번역하라'에서 원서를 빼닮으려는 생각을 버려야 글맛을 살리는 번역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한국 번역계는 원서와 원작자를 떠받드는 '원서 사대주의'에 빠져 있다. 문법체계가 다른데 단어만 바꿔놓는다면 그것이 바로 오역이며 번역 투를 남발하는 읽기 불편한 문장은 독자를 멀어지게 한다는 것.
그렇다면 직역과 의역 중 어떤 번역이 더 좋은 번역일까. 먼저 번역의 기술을 갖추고, 어떻게 번역하기보다 왜 그렇게 번역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면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