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 일자리 몰린 강남, 집값 절대 안잡혀"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8.08.2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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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필명 '빠숑'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 /사진제공=더리서치그룹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 /사진제공=더리서치그룹


“강남 집값은 규제로 잡을 수 없어요. 강북과 수도권에 광역교통망을 확충해 서울 중심지와 접근성을 개선하는게 낫습니다. 그게 최선의 주거복지입니다”

온라인 필명 ‘빠숑(ppassong)’, 부동산 업계에서 ‘입지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47)의 생각이다. 그는 "정부가 강남 집값 잡기 목표에 매몰되기보다 시장 수요와 공급의 원칙을 인정하고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7년 대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 소장의 인생은 2002년 한국갤럽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부동산조사본부에서 입지 관련 업무를 맡았고, 해당 분야에서 일한지 어느덧 20년이 됐다.

전국을 누비며 발품을 팔아야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있었는데, 사학 전공인 그의 적성에 적격이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에 풍수지리학도 섭렵했다.



매년 50~100여개 프로젝트 수행하면서 노하우는 쌓였고 이제는 지도만 펼쳐봐도 예상 수요와 적정 분양가 견적을 뽑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도 매주 신축 아파트 분양 현장과 모델하우스 ‘임장’(臨場‧현장을 직접 찾아 살피는 행위)을 다니면서, 주변 도로 상태와 버스·전철 등 교통망, 교육시설 등의 입지 조건을 꼼꼼히 따진다.

김 소장은 이런 분석 내용을 2014년부터 개인 블로그에 올렸고, 일반인은 물론 건설업계 관계자,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로부터 주목받았다. 그의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는 가입자가 급속도로 증가해 최근 7만명을 넘었고, 누적 방문객도 100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빠숑이란 필명은 패션을 빠숑으로 발음한 고 앙드레김의 영향을 받았다. 그는 “앙드레김 선생처럼 업계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발품을 팔아 정리한 현장기록을 책으로 냈다. 단독으로 저술한 책만 6권인데 부동산 투자 초보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례 위주로 썼다. 앞으로도 부동산 현장을 발로 뛰면서 남긴 기록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출간할 계획이다.

김 소장은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 집값이 계속 오르는 이유에 대해 “강남권에 대기업 정규직 일자리 150만개가 있고 하루 유동 인구는 500만명에 달한다”며 “교육과 상권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몰린게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력 대기업 본사를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으로 이전하고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광역교통망 투자를 확대해야 강남 집중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구 감소에 따른 서울 집값 급락설에 대해선 “한해 수험생이 100만명이든 30만명이든 서울대 가는 것은 똑같이 어렵다”는 비유로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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