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투자자들이 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만기가 얼마남지 않은 3~6개월짜리 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이면서도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는 공모 단기채 펀드가 인기다.
국내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진 2016년 10월부터 점차 줄었다. 당시 110조원에 달하던 설정액은 1년 후인 2017년 11월 말 99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8조9000억원이 순유출됐고 올해 1분기까지도 6000억원에 가까운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한국은행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지만 경기 상황상 가파른 조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금리를 연내 1회 이상 올리기 어렵다는 전망과 함께 인상 시점도 8월에서 10월로 무게추가 움직이면서 관망하던 투자자들이 서둘러 자금 집행에 나섰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관과 법인 투자자가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선 것도 채권형 펀드로 돈이 몰리는 요인이다. 주식보다는 채권 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신규 자금이 채권형 펀드로 집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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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기금이 주식에 투자하기 어려운 시장 상황이 조성되면서 채권 투자로 전환하고 있다"며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장기투자기관 역시 연말을 앞두고 자금 집행을 앞당기면서 장기물 국고채 금리도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형별로는 국내 채권형 펀드 중에서도 특히 초단기 채권형과 일반 채권형 등으로 자금이 쏠렸다. 단기 유동성 자금의 대표적인 투자처인 MMF(머니마켓펀드)의 설정액은 최근에 130조대를 돌파하는 등 강세다. 공모 채권형 펀드 중에선 '유진챔피언단기채증권자투자신탁(채권)'에 연초 이후 1조3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려 인기를 입증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초단기 채권형 펀드는 통상 MMF(머니마켓펀드) 보다는 길게 투자하면서도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로 최근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자금 유입 증가 상위 공모 채권형 펀드의 대부분이 단기 채권형 펀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