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형 에이피티씨 "반도체 식각장비 국산 점유율 높일 것"

머니투데이 이천(경기도)=박계현 기자 2018.08.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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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현재 폴리 식각장비 12대 공급…매출액 800억 목표"

최우형 에이피티씨 사장/사진=박계현기자 unmblue@최우형 에이피티씨 사장/사진=박계현기자 unmblue@


"해외 식각장비 제조업체들은 시가총액이 수십조원에 이르는데, 국내에선 이들 업체와 비슷한 규모의 장비기업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식각장비 국산화에 나선 이상 시장점유율을 반드시 높여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경기도 이천 에이피티씨 본사에서 만난 최우형 사장은 "올해에만 SK하이닉스 중국 우시법인, 국내 이천법인에 총 12대의 폴리 식각장비를 납품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달 23일 코스닥 상장을 앞둔 에이피티씨는 국내 유일한 반도체용 폴리 식각장비 제조사다. 올해 매출액 800억원, 영업이익률 3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411억원, 영업이익은 126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8.6%, 35.1% 증가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 식각장비(드라이에처) 시장규모는 6조7607억원으로 추산된다. 국내 반도체 제조사인 SK하이닉스·삼성전자에 공급되는 식각장비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리서치 2개사가 사실상 95%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300mm 웨이퍼용 폴리 식각장비 국산화는 사실상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 2016년부터 양산을 시작한 폴리 식각장비 '레오(Leo) NK 1-C'는 이미 지난 2년간 SK하이닉스에 연간 10대씩 납품돼 현재 M10, M12, M14라인 등에서 사용 중이다. 식각공정은 반도체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전체 반도체 공정 700~900개 중 약 30%를 차지하며 주요공정으로 부각되고 있다. 식각 장비는 반도체 수율(완성품 비율)을 좌우하는 반도체 전공정의 핵심 장비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이미 10나노 후반대 D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설립된 에이피티씨는 2000년대 중반 국산 식각장비 제조업체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를 실적으로 입증하기까지는 10여년이 걸렸다. 최우형 사장 역시 지난 2003년 KB인베스트먼트 심사역으로 재직 당시 에이피티씨와 인연을 맺은 뒤 지난 2013년 회사에 직접 합류하며 오랜 '보릿고개'를 함께 넘겼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에이피티씨 생산 공장에서 직원들이 폴리 식각장비 성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사진=박계현기자 unmblue@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에이피티씨 생산 공장에서 직원들이 폴리 식각장비 성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사진=박계현기자 unmblue@
최우형 에이피티씨 사장은 "'레오 NK 1-C'가 이미 300mm 웨이퍼 공정의 양산 단계에서 성능을 입증한 만큼 타 반도체 소자업체에 장비를 공급하는데도 사실상 기술적 허들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식각장비가 실제 반도체 공정에 투입되기 위해선 최소 6~8개월의 테스트공정 기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동안 식각 틀을 잡는 단위공정을 개발하고 반도체 소자에 맞는 케미컬 종류와 비율, 시간, 전력량, 온도 등의 조건을 잡아내는 '레시피'를 개발한다.

최 사장은 "매출처 다변화를 위해 올 연말부터 대만에서 해외 영업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대만 비메모리 반도체업체 등을 대상으로 장비 공급을 시작한 뒤 차후 중국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에이피티씨 지분은 상장 전 지분율 기준 창업자인 김남헌 대표가 16.17%, 최우형 사장이 11.40%를 보유하고 있다. 일부 특수관계인을 포함 김남헌 대표, 최우형 사장 보유지분에는 2년 6개월간의 보호예수가 걸려 있다.

에이피티씨는 지난 7~8일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수요예측 20.99 대 1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9000원으로 확정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133억원, 공모규모는 166억원으로 공모자금은 차세대 폴리 식각장비 등 연구개발과 중국 우시, 대만 등에 해외지사를 설립하는데 활용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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