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속으로’…인류 첫 태양탐사선 7년 대장정 첫발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8.08.1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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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연기 끝에 발사…코로나·태양풍 연구

인류 최초의 태양탐사선 ‘파커솔라프로브’(Parker Solar Probe)가 태양에 근접한 모습의 상상도/사진=NASA인류 최초의 태양탐사선 ‘파커솔라프로브’(Parker Solar Probe)가 태양에 근접한 모습의 상상도/사진=NASA


인류 최초의 태양탐사선 ‘파커솔라프로브’(Parker Solar Probe)가 7년에 걸친 대장정의 첫발을 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파커 태양 탐사선을 실은 대형 로켓 델타Ⅳ가 12일 오전 3시 31분(이하 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발표했다.

파커 탐사선 출발은 당초 11일 오전 3시 53분이었으나, 발사 1분55초를 남기고 헬륨가스 시스템의 압력 경보가 작동하는 기술적 결함이 발생해 하루 늦춰졌다. 탐사선 발사 연기는 이번까지 총 2차례로, 지난 4일에도 로켓 문제로 발사가 긴급 중단된 바 있다.



NASA 계획대로면 파커는 오는 10월 초 금성을 지나 11월 태양과 만난다. 이어 파커는 태양에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 궤도 안쪽에 위치한 후 7년여간 태양 주변을 24바퀴 돌게 된다.

로켓 페어링 안에 있는 파커 탐사선/사진=NASA로켓 페어링 안에 있는 파커 탐사선/사진=NASA
파커 탐사선이 태양 가까이서 근접 비행 시 선체 온도는 화씨 2500도(섭씨 1400도)까지 치솟게 된다. 이 같은 태양열을 견디기 위해 파커는 특수 탄소강판·복합재 기반 열보호시스템(TPS)으로 제작된 '열 방패'를 부착했다. 이는 최대 화씨 3000도(섭씨 1650도)를 견딘다. 이밖에 선체 표면에 열을 반사할 수 있는 특수 페인트를 입히고, 선체 내부는 2000도 열기에도 각종 시스템이 영향을 거의 받지 않도록 텡스텐과 티타늄 합금으로 제작했다.



파커 탐사선은 첫 일주때 태양에서 2500만㎞까지 접근한다. 이는 NASA의 ‘헬리오스 2호’가 지난 1976년 세운 4300만㎞ 최근접 기록을 깨는 것이다. NASA가 이번 탐사 프로젝트를 ‘태양에 닿기’(Touch the sun)로 정한 것은 이 같은 상징성을 반영한 것이다.

로켓에서 분리된 파커 태양 탐사선 상상도/사진=NASA<br><br>로켓에서 분리된 파커 태양 탐사선 상상도/사진=NASA<br><br>
이어 태양 표면에서 620만km까지 접근, 태양의 바깥 대기층을 구성하는 '코로나'가 태양 표면보다 수백, 수천배 더 뜨거운 이유를 규명한다. 태양 표면 온도는 6000도, 코로나는 150만도 이상으로 추정된다. 또 태양에서 방출되는 전하를 띤 강한 바람인 '태양풍'의 원인도 찾는다.

국립전파연구원은 “태양풍은 초속 800km 속도로 지구까지 날아와 위성을 손상시키고, 지구장기장을 동요시켜 통신시스템 장애 및 정전을 일으키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길이 3m, 무게 685㎏인 파커는 태양 중력에 빨려 들어가지 않기 위해 시속 69만km로 태양 주위 궤도를 돈다. 미국 시카고에서 중국 베이징까지 1분에 주파할 수 있는 속도다.

파커 탐사선은 태양궤도를 돌 때마다 점점 더 태양에 가까이 가게 되며, 연료가 모두 떨어져 더는 조종할 수 없게 될 2024~2025년쯤 3차례 최근접 비행을 시도한 뒤 최후를 맞게 된다. 이번 태양 탐사 프로젝트에 미 정부는 15억 달러(1조7000억 원)를 투자했다.

파커라는 이름은 60년 전 태양풍 존재를 예측한 우주물리학자 유진 파커(91) 박사에게서 따왔다. NASA가 우주 탐사선에 생존학자의 이름을 붙인 건 처음이다. 파커 박사는 이날 탐사선 발사 전 과정을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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